엔화 강세·美 금리인하 겹치자
채권값 올라 고수익 기대 커져
20년 이상 초장기채ETF 인기
증권가선 “단기채가 나을수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면서 일학개미들이 엔화 강세를 딛고 미국 초장기채 비중을 늘리고 있다.

단기채에 비해 가격이 크게 변하는 장기채에 투자해 금리 인하 수혜를 노리는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금리 인하 기대가 빨리 반영되는 장기채보다는 ‘트럼프 재집권’을 대비하기 위해서 단기채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들어 전날까지 국내투자자는 일본 증시에서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상장지수펀드(ETF)’를 3092만달러(약 4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초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투자자들은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국채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을 얻게 된다.

유사하게 만기가 25년 이상인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글로벌 엑스 만기 25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은 같은 기간 202만달러(약 30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투자자들은 만기 10년 이하의 중장기채에서는 오히려 돈을 빼는 모습이었다.

7년물에서 10년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만기 7-10년 미국 국채 엔화 헤지’ 상품의 순매도 규모는 43만달러(약 6억원)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 전체에서는 국내투자자의 이탈이 거셌다.

이 기간 국내투자자는 일본 증시에서 5579만달러를 순매도했다.

횡보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이달 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치솟았다가 반락하자 차익실현 물량이 대거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초장기채 상품과 중장기채 상품의 수익률은 투심과는 엇갈렸다.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는 1.37% 하락했으나 ‘아이셰어즈 만기 7-10년 미국 국채 엔화 헤지 상품’은 0.29% 떨어지는 데 그쳤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9월 인하가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채권 가격 상승을 꾀할 수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가격이 오르게 된다.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앞둔 시점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초장기채에 투심이 몰리는 모양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하 목전에서는 단기채 투자가 나을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미 장기 채권은 금리 인하를 선반영해서 금리가 낮아진 상황이기에 금리 하락 여력이 있는 단기 채권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 채권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통상적으로 장기 금리는 통화정책보다는 경제 상황에 좌우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경기 둔화가 이미 가시화한만큼 금리 인하에도 장기 채권 가격 상승폭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단기물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나 장기물 금리는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9월 인하가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장기채 금리가 먼저 내렸고 금리 조정 이후 통화정책에 크게 연동되는 단기 금리가 내릴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앞서 경제 둔화로 장기채의 성과가 좋았지만 앞으로는 가격 상승이 더딜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리스크’ 또한 단기채 배팅이 유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게 되면 감세와 재정 확장으로 장기물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장기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다.

실제로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시장에서는 만기가 짧은 단기채권을 매수하고 장기 채권은 매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기도 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직후에 채권 발행을 늘렸던 전례가 있는만큼 장기채는 수급 부담이 있다”며 “트럼프 당선으로 재정적자 확대시 위험이 더 커지기에 장기채를 산다면 금리 인하 시점에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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