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IRP 상위 1% 고객’ 분석
상반기 코스피 5.4% 오를 때
평균 수익률 32%로 6배 많아
톱10 상품 중 국내 ETF는 ‘0’
미국 빅테크ETF 비중 압도적
올해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노후대비와 절세까지 한번에 잡은 똑똑한 투자고수들은 미국 빅테크에 과감히 투자해 최고 74%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높은 수익률과는 별개로 특정 국가나 상품에만 연금 투자가 쏠려있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매일경제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연금투자자를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올해 상반기 IRP 수익률 상위 1%를 올린 고객 1825명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31.73%로 집계됐다.
이는 올 상반기 코스피 상승률 5.4%의 6배 수준이다.
1825명 중 수익률 순위 1위를 달성한 계좌 수익률은 74.27%에 달했다.
이들의 연금계좌가 두둑해진 것은 미국 위주로 주식 상승장에 과감히 올라탄 덕분에 가능했다.
실제 연금 초고수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긴 원리금 보장상품(현금, 예금,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비중은 6%에 그쳤다.
이는 2022년 말 70%, 지난해 말 9%보다도 더 낮아진 것이다.
반대로 2022년만 해도 17%에 그쳤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비중이 지난해 말 80.16%에서 올 상반기에는 84%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실제 잔고 기준으로 이들 계좌가 가장 많이 담고 있는 투자상품 1~10위 중 9개를 ETF가 차지했다.
모두 엔비디아와 AMD 등 미국증시 빅테크에 집중 투자하거나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ETF였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ETF는 단 하나도 없었다.
잔고가 198억2894만원으로 1위를 기록한 ‘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를 비롯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주요 테크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는 기술주 랠리 덕택에 이 종목의 상반기 수익률은 42.62% 에 달한다.
사실상 엔비디아 1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에도 연금투자가 몰리면서 투자금 순위 3위에 올랐다.
연금계좌는 개별주식에 투자가 불가능한데, 이 종목은 엔비디아 외 나머지를 국고채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연금투자자들도 담을 수 있게 했다.
연금고수들의 공모펀드 투자도 주목된다.
지난해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주를 이뤘던 이들의 펀드 포트폴리오는 올해 들어 TDF 뿐 아니라 글로벌 배당(미래에셋미국배당프리미엄증권자투자신탁), 채권형 펀드(미래에셋미국달러채권증권자투자신탁1호) 등으로 다변화됐다.
IRP는 퇴직연금이지만, 근로자라면 누구나 재직 중에도 자유롭게 가입하고 스스로 상품을 골라 투자할 수 있다.
연간 납입 한도 1800만원 중 절반인 9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돼 개인종합자산관계좌(ISA)와 함께 대표적인 ‘세테크’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다만, 이같은 ‘몰빵’ 투자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반기만 해도 고공행진하던 미국 빅테크 주식이 최근 트럼프 리스크에 약세를 보이는 것처럼 특정 국가와 상품에만 집중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ETF 보유비중이 84%까지 올라간 것도 과도한 상황인 만큼 글로벌 자산배분과 함께 투자상품 배분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의 IRP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이 상반기 기준 26조6127억원으로 증권업계 최초로 2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DC·IRP 시장 중 이 회사의 점유율은 39.1%로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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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사진 제공=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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