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 서울대 교수,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만 두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 발생해”

10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에서 개최한 ‘국내 상장기업 ROE, 자본비용, 주가순자산비율(PBR) 및 배당정책의 적정성’ 세미나에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김정석 기자]

기업들이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주자본비용(COE)에 대한 이해 없이 자기자본을 쌓아두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심화했다는 제언이 나왔다.


10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에서 개최한 ‘국내 상장기업 ROE, 자본비용, 주가순자산비율(PBR) 및 배당정책의 적정성’ 세미나에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영업이익 대비 시장 평가가 낮은 것만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자본비용과도 비교해야 한다”며 “한국 증시에 대한 평가가 떨어지는 게 아니라 펀더멘탈 자체가 안 좋아지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지배주주에게 배당이 의무가 아닌 주식은 이자를 주는 채권과 달리 공짜라고 생각됐다”며 “주식이 채권보다 위험성이 크기에 요구하는 수익률이 높은 게 당연한데 인식이 전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일본의 ‘자본 비용과 주가를 의식하는 경영의 실현을 위한 대응’은 이름부터 COE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본비용에 무관심한 기업을 독려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COE를 ‘주주가 기업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익률’이라고 정의하면서 “ROE가 COE보다낮다면 주주의 요구치를 충족하기 위해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ROE가 COE보다 높으면 사내유보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이익이고, COE가 더 높은 경우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을 하는 것이 좋다.


그는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자본은 매년 늘어나는데 평균이익은 큰 차이가 없다”며 “회사들이 옛날만큼 벌고 있지만 재투자나 주주환원을 하지 않고 쌓아두면서 ROE가 기계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일본의 밸류업 정책처럼 투자자 중심으로 고민하고 경영하려는 노력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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