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면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던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질 논란을 겪었던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국내 증시를 이끈 2차전지주에도 훈풍이 불며 본격적인 상승장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종가 대비 2.79% 오른 7만7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HBM이 엔비디아 제품에 탑재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HBM 품질 논란으로 하락했던 낙폭을 상당 부분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4일 로이터통신이 삼성전자의 HBM3E 8단·12단 제품이 엔비디아 납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전하며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만에 3.07% 떨어진 바 있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보이며 국내 반도체 관련주뿐만 아니라 증시 전반에도 훈풍이 불었다.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가 소폭 오른 것을 비롯해 반도체 장비 기업 한미반도체도 하루 만에 4.85% 상승했다.


미국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2차전지 관련 종목 또한 이날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종가 대비 4.46% 올랐으며, 삼성SDI도 3.57% 상승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은 6.17% 올랐고, 계열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역시 13.96% 급등하며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이들 2차전지주는 올해 들어 전기차가 캐즘(새롭게 개발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겪는 침체기)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부진한 흐름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한편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4월 구인 건수가 다우존스 예상치를 밑돌며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져 2차전지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이처럼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2차전지 테마주가 일제히 상승하며 국내 증시 전반에도 훈풍이 불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3% 오른 2689.50, 코스닥지수는 0.58% 상승한 850.75로 마감했다.


특히 이날 코스피가 크게 오른 것은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됐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통상 주식시장엔 '5월에는 팔라(Sell in May)'는 속설이 있는데, 이에 걸맞게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달 코스피에서 1조1844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이날은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종목을 사들이면서 유가증권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하루 만에 5899억원어치 유입됐다.


다만 지난달 급등 테마주 중 일부는 이달 하락세로 전환해 대비를 보였다.

가령 이날 LS와 계열사 10개 종목 중 7개가 하락했는데, 지주사인 LS가 전일 대비 8.49%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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