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업 밸류업'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회장들이 직접 나서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적극적으로 기업설명회(IR)에 나서는 한편,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위해 분기 배당을 도입하고, 배당금도 지속적으로 상향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다음달 일본 도쿄에서 그룹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홍보하는 'SFG(Shinhan Financial Group·신한금융그룹) 애널리스트 데이'를 개최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직접 행사에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 금융청과 증권거래소 연사도 초청하며, 미즈호리서치를 방문해 세미나도 진행한다.

도쿄 증권거래소 등 일본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벤치마킹하자는 차원이다.


진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의 일정으로 미국 뉴욕에 머무르며 북미 지역 기관투자자들과 만나 신한금융의 성장 가능성과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직접 알리고 있다.

다음달 도쿄 설명회도 같은 차원에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 회장은 특히 타사 대비 유통주식 수가 많은 신한금융의 특성상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식 수를 줄여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2020년 1분기에 1500억원어치 주식을 매입·소각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총 1조1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사들인 뒤 이를 소각했다.

올해 2분기와 3분기에도 총 3000억원어치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예정돼 있다.


진 회장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보통주 자본비율(CET1) 목표인 13% 초과분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을 하고 향후 ROE(자기자본이익률) 10%를 목표로 경영해 신한금융 주가 디스카운트(할인)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도 올해 초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했다.

이는 그룹 사상 최대 규모다.

하나금융 측은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적극적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하나금융의 주가는 작년 말 대비 4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도 작년부터 분기 배당 대열에 합류한 후 현금배당성향을 계속 높이고 있다.

2021년 25.29%였던 현금배당성향은 2022년 26.19%, 2023년 29.82%로 높아지는 추세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취임 첫해였던 2023년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실시했고, 올해도 1300억원어치를 소각할 예정이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임 회장은 이 밖에도 저축은행, 보험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우리금융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KB금융그룹은 올 1분기부터 금융권 최초로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하며 주주환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올 1분기 300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으며, 연간 최소 1조2000억원 수준을 유지하는 배당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추가적으로 매년 이익 규모에 따라 탄력적으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병행해 배당 총액이 동일해도 주당배당금은 상승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뿐 아니라 다른 금융그룹들도 올해 1분기 배당성향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이 1분기에 가장 많은 3000억원 배당을 실시했고, 신한(2750억원), 하나(1717억원), 우리(1336억원)가 뒤를 이었다.

4대 금융그룹의 현금배당은 총 8800억원으로 작년 1분기 6400억원에 비해 확 늘어났다.

우리금융의 경우 작년 2분기부터 분기 배당을 시작해 작년 1분기 배당이 없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배당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KB금융이고, 하나금융은 유일하게 작년 1분기 대비 현금배당 총액이 줄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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