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싱가포르에서도 투자 확대 계획을 밝혔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에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자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시아에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은 애플이 이날 싱가포르 앙모키오 지역에 위치한 애플 캠퍼스를 확장하기 위해 2억5000만달러(약 3434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투자하는 자금은 기존 싱가포르 애플 사옥 인근에 위치한 빌딩 두 곳(2022년 매입)을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공사에 쓰일 예정이다.

이번 투자 계획은 쿡 CEO가 방문하는 일정에 맞춰 발표됐다.

쿡 CEO는 이날 싱가포르에 도착해 이틀간 리셴룽 총리와 로런스 웡 차기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쿡 CEO는 19일까지 싱가포르에 머물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쿡 CEO는 성명에서 "싱가포르는 독특한 곳으로, 애플은 창작자들로 구성된 역동적인 커뮤니티와 연결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쿡 CEO 방문 일정에 맞춰 동남아 사업 확대 계획을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베트남을 찾아 투자 확대 방침을 전하고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현지 프로그래머, 콘텐츠 제작자 등을 만났다.


이어 17일에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 애플 공장 건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애플은 앞서 1981년 개인용 PC를 생산하던 시절 싱가포르에 처음 진출했다.

당시 애플 싱가포르 지사에 근무하던 현지 직원은 72명에서 현재 3600여 명으로 늘었다.

싱가포르 애플 지사에는 제조시설이 없고 연구·지원시설만 있다.


애플은 최근 중국 내 경쟁 심화로 아이폰 판매 둔화 위험이 높아지면서 전략적으로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올 1분기 애플의 전 세계 아이폰 출하량은 중국 내 경쟁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애플은 2022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탓에 공급망 문제를 겪으면서 중국에 집중됐던 생산 기반의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 미국 거대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안갑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