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산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제18차 한·대만 섬유산업 연례회의'에서 최병오 섬산련 회장(오른쪽)과 궈사오이 대만섬유연맹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섬산련


"중국발 섬유와 의류 공급 과잉이 전 세계 제조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는 만큼 한국과 대만은 물론 일본과도 대응책을 논의해야 합니다.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련) 회장)
18일 매일경제신문이 부산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제18차 한·대만 섬유산업 연례회의'에서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과 궈사오이 대만섬유연맹 회장을 만났다.

최 회장은 "3국(한국·대만·일본)이 참여하는 섬유·의류 관련 회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궈사오이 회장은 "과거에 있었던 한국·대만·일본 3국 간 업계 공식 교류가 2000년 이후 끊어졌는데,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할 때"라며 공조 의사를 밝혔다.


이번 연례회의는 양국 섬유산업연합회 회장들이 취임한 이래 처음 개최된 행사다.

한국과 대만의 섬유·패션 산업 관계자 84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최 회장과 궈사오이 회장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마찰 이후 판매하지 못한 섬유·의류 재고를 전 세계에 쏟아내는 것이 글로벌 섬유 제조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아울러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면서 해당 제품들이 관세 없이 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중국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데다 불공정 생산한 저가 제품들을 무분별하게 밀어내면서 세계무역기구(WTO)와 여러 국가가 만든 자유무역협정(FTA)까지 교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알테쉬(알리·테무·쉬인)' 무관세 상품에 대해 업계에선 문제가 있다고 보고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에서는 이와 관련해 이미 수년 전부터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가 관세 없이 저가 물건을 판매해 유통업계를 교란시킨 바 있다.

궈사오이 회장은 "타오바오에서 물건을 싸게 사서 다시 소매로 파는 업자들이 생겨 세금 회피 문제가 커졌다"며 "이에 업계가 정부에 요청해 사업자가 타오바오 등에서 2회 이상 물건을 구매할 때 관세를 부가하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양측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러시아·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공시 의무화 등 글로벌 섬유·패션 산업 이슈들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공유했다.

또 최근 침체되고 있는 섬유 산업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한 협력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대만은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에 많은 생산기지를 보유한 글로벌 제조 우위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궈사오이 회장은 "양국 모두 최근 고부가가치 신소재 산업으로 방향을 바꾸는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친환경 섬유 기술과 폐자원 리사이클 같은 새로운 제조 유통 구조를 서둘러 구축하기 위한 혁신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 역시 "특히 한국의 섬유 리사이클 기술은 효성과 코오롱, 휴비스 등에서 열심히 연구개발하고 있기에 조만간 글로벌 최고 수준의 화섬 산업으로 혁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에서 블랙야크 총판을 맡고 있다는 궈사오이 회장은 "한국 패션은 디자인 경쟁력이 무척 뛰어나다.

대만에서 한국 패션의 인기가 높고, 나 또한 좋아해 즐겨 입는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