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Z세대 1억명, 경제활동 시작
인플레 등 감안한 연 평균소득 수준
베이비붐 세대 대비 50% 이상 높아

다만 ‘노동 최소화’ 경향 강하고
창업·혁신 성향, 전 세대 대비 적어
“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

생성AI ‘미드저니’로 제작한 이미지
선진국 기준으로 대부분의 청년이 이토록 부유한 적은 인류 역사상 없었다고 한다.

경제 성장 물결 덕이기도 하지만 ‘요즘 애들’인 Z세대는 스스로도 ‘돈이 되는 선택’을 해 왔다.

다만 그들의 선택 기준이 과연 미래에도 부를 보장해줄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달린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직장 생활을 시작한 Z세대들은 다른 어떤 세대들보다 가장 돈을 많이 벌고, 가장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도 “이들은 지금 행복하지만, 이들의 부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Z세대는 1997년과 2012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다.

선진국에 사는 Z세대는 2억5000만명이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지금 20대 중후반의 나이로, 이들의 절반 정도가 전일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Z세대의 사회초년생 시절 부의 수준은 다른 세대에 비해 특출나게 높다.

싱크탱크인 미 기업 연구소의 케빈 코린스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프 래리모어는 최근 물가상승률과 세금 수준 등을 고려한 미국인의 세대별 가계소득을 평가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25세인 Z세대의 연 평균 가구소득은 4만달러(약 5500만원) 이상으로 25세의 베이비부머의 연평균 소득 대비 50% 이상 많았다.


Z세대 청년들의 임금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 16~24세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2022년 기준 13%로 나타났다.

이는 미 연준이 관련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최고치다.


시대적인 배경이 작용한다.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6년 출생)를 예로 들면, 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가 신음할 때 노동 시장에 진입했다.

2010년대는 그 여파가 계속돼 실업률도 높았다.

지난해 선진국 Z세대의 청년 실업률은 13%로, 199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이코노미스트는 Z세대의 ‘실리적인 선택’도 한몫했다고 평가했다.

영국과 미국의 Z세대들은 인문학을 기피하고 경제학이나 공학을 전공하는 추세라고 한다.

대학을 가지 않은 Z세대들은 직업 관련 자격증을 딴다.


물론 선진국의 Z세대 청년들은 사상 최대 수준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이들의 소득이 더욱 높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2년 25세 이하 미국인은 세후 소득의 43%를 주택과 대학 등록금 관련 빚을 갚는 데 썼는데, 이는 1989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비율보다 오히려 낮다.


부의 수준은 자연스레 일을 대하는 태도로 일부 이어진다.

취직이 어려웠던 밀레니얼 세대는 일자리를 특권으로 여기는데, 선진국의 Z세대는 일자리를 기본적인 권리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2022년 기준 15~24세 미국인이 일과 관련된 활동에 들인 시간은 2007년 같은 연령대 미국인이 쓴 시간보다 25% 적다.

진 트웬지 미 샌디에이고 주립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7~18세 미국 학생들 중 노동을 중요한 삶의 가치로 여기는 비율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Z세대 청년들은 ‘기업가’가 되지 않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추정에 따르면 유럽연합의 20대 중 불과 1.1%만 창업해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200년대 후반 포브스 선정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1% 이상 포진했으나 최근 포브스 리스트에 Z세대는 0.5%가 되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이 혁신을 만들어내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셀 펑크 미 미네소타대 교수는 특허를 출원하는 청년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Z세대의 경제적 우위가 얼마나 지속될까”라며 “경기 침체와 인공지능(AI)의 등장이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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