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군사 채널이 사실상 완전히 복원됐다.

16일(현지시간) 양국 국방장관은 17개월 만에 영상 회담을 하면서 미·중 국방 관계와 역내외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군사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군사 채널 복원을 준비해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최근 긴장이 고조되는 남중국해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미국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에 따라 보장된 공해 항해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그는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곳에서 미국이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비행과 항해,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국방부는 둥쥔 부장이 "미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입장을 인정하고, 중국의 영토 주권과 남중국해에서 해양 권익을 진정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국방부는 그가 "중국과 미국은 비충돌, 비대립의 실용적이고 협력적인 군사 관계를 구축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상호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양측은 입장 차를 재확인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둥쥔 부장은 "대만 문제가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미국에 경고했다.

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논의했다.

아울러 중동 전쟁의 확전 문제도 비중 있게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북한의 최근 도발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중 국방장관이 소통한 것은 2022년 11월 오스틴 장관이 캄보디아에서 열린 제9차 확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방장관회의서 웨이펑허 당시 국방장관을 만난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데 반발해 모든 소통 채널을 차단했다.

이후 다른 분야 대화는 재개됐지만 군사 소통 채널은 닫혀 있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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