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기부금 ‘0원’·디올 ‘핸드백 2개 값’

‘명품 4대장’이라 불리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디올(에루샤디) 등이 제품 가격 인상에도 지난해 국내에서 5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시장에서 큰돈을 벌고 있지만 국내 사회 공헌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부금은 전년보다 줄였거나 아예 내지 않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루이비통 매장. (현대백화점 제공)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샤넬코리아 매출은 1조7038억원으로 전년(1조5913억원)보다 7.1% 증가했다.

2022년 1조6923억원으로 명품업계 매출 1위였던 루이비통코리아는 2.4% 줄어든 매출 1조6511억원을 기록하면서 샤넬에 추월당했다.


디올(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은 지난해 매출 1조456억원으로 2022년(9295억원)보다 12.5% 오르면서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1869억원이던 매출이 2020년대 들어 인기 연예인을 통한 마케팅 등에 힘입어 4년 만에 5배 넘게 증가했다.

에르메스 국내 법인 에르메스코리아는 전년(6502억원)보다 22.6% 증가한 79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들 명품 회사는 한국 시장에서 역대급 매출을 올린 후 자국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도 늘렸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배당금으로 전년보다 25억원 늘어난 2975억원을 본사에 지급했다.

전체 매출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루이비통코리아도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1 수준인 3800억원을 배당했다.

전년(2252억원)보다 69% 증가한 수치다.

에르메스코리아도 전년(750억원)의 두 배 수준인 145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다만 한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이나 배당금에 비해 기부금 규모는 미미해 국내 사회 공헌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샤넬은 기부금을 전년 대비 28.1%가량 늘렸지만 매출 대비 0.08%인 13억106만원에 불과했다.

에르메스 기부금은 전년 대비 1.4% 줄어든 5억5300만원이었다.

디올은 기부금을 전년보다 30만원 늘린 1920만원으로 책정해 “핸드백 2개 값만 기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루이비통은 2020년 이후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서 고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매경DB)

동시에 명품 업체들은 제품 가격도 올리고 있다.

샤넬은 주얼리, 시계, 뷰티 제품 등에 이어 지난달에는 인기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과 보이백 등을 최대 7%가량 인상했다.

올해만 3번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루이비통은 앞서 2월 가방 제품 가격을 5%가량 올렸다.

‘네오노에 BB’는 기존 258만원에서 274만원으로, ‘불로뉴’ 제품은 314만원에서 330만원으로 인상했다.

에르메스도 1월 주요 인기 가방 제품 가격을 10~15% 올렸다.

디올은 지난해 가방 제품 가격을 최대 15% 올리고 지난 1월에 주얼리 가격을 최대 12% 인상했다.


가격이 올라도 한국 소비자들의 명품 사랑은 여전하다.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 명품업계 특성 때문에 국내 매출은 오름세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1분기(1~3월)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의 명품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1.2% 늘었다.

더현대 서울은 명품 브랜드를 보강하면서 명품 매출이 전년 대비 24.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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