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비급여
뻥튀기 못하면
바보 되는 분위기
의사 도덕성 막장

독감수액 값 올려
보험 빼먹는 세태
할 말을 잃었다

“필요한 만큼만 쓰면 참 좋은 제도인데 의사들의 부도덕이 막장으로 가고 있다.


1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수도권 개원의 A씨는 의사가 경영보다는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의료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운을 뗐다.

내부고발자라는 시선을 의식해서 그런지 매일경제가 접촉한 다른 개원의들은 몸을 사렸지만 A씨는 용기를 냈다.

평소 실손보험이 유발하는 의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보고 더 이상은 안되겠다는 마음에서 실손의료보험의 실상을 전했다.


A씨는 우리나라 실손보험 비급여항목(국민건강보험 미적용)에 대한 관리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급여는 의학적 필요성은 인정이 되지만 건강보험에서 비용을 지출하기에 근거가 부족하거나 재정에 부담을 주는 항목들은 환자가 100%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은 비급여로 의사들의 수익을 보전하도록 설계가 돼 있고, 의사들이 선량할 것이라는 가정만 두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도덕적 해이의 사례로 독감수액 ‘페라미플루’을 들었다.

의료현장에 보급된지 약 6년 정도된 이 수액은 출시 당시 공급가가 2만 4000원 정도였고, 동일성분의 경쟁 제품은 1만 9000원 가량이었다.

A씨는 출시 당시 개원의 병원가에서 7만원을 받았던 이 수액이 최근에는 16만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한다.

이는 복수의 보험사들을 취재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그는 “재작년부터 개원가에서 실손보험은 눈먼 돈이라 최대치로 뽑아먹지 못하면 바보가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청구액에 제한이 없는 아동병원이 입원 환아를 대상으로 16만원을 받기 시작했고, 이를 본, 병실 없는 소아과 의원들까지 16만원을 받기 시작하며 시장이 혼탁해 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최근 공급가격이 20% 떨어졌는데, 가격은 200%씩 올리는 의사들의 부도덕함에 할 말을 잃었다”며 “이를 활용하는 보험가입자도 자기부담금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고, 선량한 실손보험 가입자도 손해가 큰 데 정부의 개입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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