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면서 지난해 해외 매출이 13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이 같은 행보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감독원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해외 매출은 원화 환산 기준 12조9258억원으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9조5228억원 대비 3조원 넘게 늘어난 금액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조8597억원과 비교하면 2배 넘게 뛰었다.


은행 해외 매출은 해외 법인과 지점의 전체 매출이다.

원화값이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음을 감안해 달러 기준으로 봐도 해외 매출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4대 은행의 달러 기준 해외 매출은 2019년 50억5345만달러에서 2022년 74억8432만달러, 2023년 99억9542만달러로 상승세다.

해외 매출이 늘자 은행들은 해외 자산 규모도 덩달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말 4대 은행의 합산 해외 자산 규모는 196조3251억원으로 4년 전인 2019년 115조6812억원보다 80조원가량 늘었다.

국내 은행들이 해외 자산 규모를 확충하면서 해외 법인과 지점에 계속 투자를 늘리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해외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은 국민은행으로, 지난해 말 3조4487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냈다.

국민은행은 해외 지점 9개와 현지 법인 5곳을 운영 중인데, 지난해 9월 캄보디아 법인과 합병하면서 현지 영업 기반을 마련하는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해외 자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53조2060억원을 보유한 신한은행이었다.

특히 신한은행은 국가별 특화 상품을 개발해 리테일 사업을 확대하면서 순이익이 증가한 게 눈에 띈다.

신한은행의 해외 순이익은 2019년 3702억원에서 지난해 5497억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순이익이 2798억원에서 553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하나은행은 해외 각지 1등 금융사와 협업하면서 진출 범위를 중유럽까지 넓히고 나섰다.

우리은행도 순이익이 2019년 1152억원에서 지난해 2279억원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전 세계 24개국에 466개 영업망을 갖췄는데, 지난해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 25%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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