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중동 정세 불안에 달러 강세

16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환율.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급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원화 대비 달러값도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7개월 만에 1400원 선까지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 31분께 1400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장 중 1400원대에 들어선 것은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환율이 오른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더디게 둔화하고, 미국 경제 성장세가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확산도 환율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앞서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에 보복 공격을 감행했고, 이스라엘이 ‘고통스러운 보복’을 예고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졌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증시에서 투매 양상이 나오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굉장히 강해졌다”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중동 확전 우려까지 겹치면서 달러는 더 강해지고, 원화는 약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불안심리로 인해 역외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환율 상단을 145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문정희 연구원은 “그 다음 고점은 1420원과 1450원인데 일단 상단은 1450원까지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갈등 격화에 따른 위험회피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추가 오버슈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중동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확전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상단으로 1440원을 예상한다”고 적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의 2분기 상단을 1420원으로 제시하면서 “전고점은 1450원 내외이지만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중앙은행의 환시 개입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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