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하고 특별배당하고 ··· 위기의 K리츠도 밸류업 동참

고금리환경 리파이낸싱 우려에
공모가 웃도는 리츠 3개 종목뿐
SK리츠는 자사주 매입 검토
“올해 주주배정 유증 없다” 단언
이지스밸류, 선배당 후투자 도입
특별배당으로 주주가치 제고나서

주주환원 나서는 K리츠. 사진=챗GPT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에서 주주환원 강화를 통한 밸류업 바람이 불고 있다.

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주가 하락에 투자자들이 떠나자, 주가 부양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리츠들을 담은 인덱스인 KRX 리츠TOP10지수는 지난 1년 동안 2.8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3.85% 상승했다는 걸 고려하면 리츠가 시장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상장 리츠 23개 중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도 삼성FN리츠, 한화리츠, 신한알파리츠 3개에 불과하다.

고금리 환경 속 리파이낸싱(차환) 부담에 따른 ‘배당 컷’ 우려에 리츠 투심은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이다.


부진한 주가 흐름이 계속되자 리츠들은 주주환원 확대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영향으로 저평가 우량주들의 주가가 상승하자 리츠들도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주가 부양으로 투자자 달래기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리츠는 최근 기업설명회를 통해 3가지 차원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주가 저평가 해소를 위해 자사주 매입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리츠의 포트폴리오 자산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데, 시가총액은 1조원에 불과한 실태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내부 검토 중으로, 공모가 수준의 주가를 회복할 수 있도록 밸류업에 나설 계획이다.


SK리츠는 주주 피로감을 유발하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올해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증자 시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가치 희석이 발생하며 주가가 하락하는 데 이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끝으로 SK리츠는 2개 주유소를 매각한 처분이익을 배당으로 지급할 전망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리츠는 올해 분기당 66원의 주당배당금(DPS) 계획을 설정했다”며 “리파이낸싱 금리가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과 종로타워 임대료 인상으로 추가 배당 상향 가능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상장 리츠 2종의 밸류업에 나서고 있다.

이지스밸류리츠는 보유 자산인 태평로빌딩의 자본 재구조화를 통한 특별배당을 추진한다.

8월 결산 기준으로 주당배당금은 600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연 환산 배당수익률은 20%를 넘어선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선배당 후투자’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선배당 후투자는 배당액이 사전에 확정된 후 투자자가 배당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깜깜이 배당을 막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상장 리츠인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배당 상향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한다.

지난해까지 연 환산 배당수익률은 5% 초반 수준이었는데, 올해부터는 6%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자산 운용에 나설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한 주주환원 기대감에 부응하고자 한다”며 “배당 확대를 포함해 신규 자산 편입을 통한 가치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 밖에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용하는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경우 자산 처분이익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총 11개의 자산 매각 계획을 확정했고 주유소 매각 금액의 16%를 주주에게 돌려준 바 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지난 2020년 최초 증시에 상장할 당시엔 보유 자산 대부분이 주유소에 불과했지만, 최근엔 카페, 물류센터 등 자산 다각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츠 간 차별화가 시작됐다”며 “배당의 안정성보다 향후 성장 전략에 근거한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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