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물건너 가나” 개미들 멘붕…불붙은 유가, 중동 리스크에 코스피 급락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중동 관련 뉴스가 표시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주말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코스피가 1%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리스크가 유가를 끌어올리면서 물가를 압박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시점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싸늘하게 얼어붙고 있다.


15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27.97포인트(1.04%) 내린 2653.85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초 2770선에 육박했던 코스피는 전거래일인 지난 12일 0.93%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1%대 급락세를 보이면서 2650선으로 보름여새 100포인트 넘게 밀렸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도 1.67% 급락한 846.10을 나타내고 있다.


양 시장 모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눈에 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200억원, 기관은 96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844억원, 47억원 순매도 중이다.


국내증시뿐만 아니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세다.

도쿄증시에서 니케이225지수와 토픽스지수도 각각 1.38%, 0.91% 급락하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0.80% 하락 중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대의 무장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쏘며 공습을 전격 감행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은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을 제거한지 12일만으로, 이번 주말 심야 공습은 이란의 첫 전면적인 이스라엘 본토 공격이다.

미국이 확전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에 재보복을 하지 말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이 이르면 이날 중으로 이란에 대한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단 두 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지는 않아 전면전 가능성은 아직까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황승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단은 확전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데 컨센서스가 형성 중이다.

이란은 추가적인 공격은 없다는 입장이며, 이스라엘은 공격의 99%를 영토 밖에서 요격했다며 피해가 거의 없다고 주장하는 중”이라며 “주말에도 거래가 진행된 비트코인, 이스라엘 증시 등 위험자산 가격은 소폭 회복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이란의 공습에 대응해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 ‘아이언돔’에서 발사된 요격 미사일의 모습. [AP 연합]
다만 증권가에서는 두 나라가 미사일과 드론을 통해 공습을 주고 받으면서 이미 상승세를 탄 유가를 더욱 자극하는 시나리오를 걱정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연초까지 배럴당 70달러선이었으나 이미 85달러까지 넉달 만에 20% 넘게 올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전개된 중동분쟁이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 고조로 한 단계 확대된 모습이며, 이는 유가 공급 불안을 자극해 유가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사태가 해소되기 전까지 상당 기간 국제유가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해 2분기 내 WTI 90달러대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유가가 오르면 물가잡기가 더 힘들어진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3.5% 상승했다.

지난해 6월 3%대에 진입했지만 2%대 진입이 쉽지 않다.

오히려 지난 1월 3.0%, 2월 3.2%, 3월 3.5%로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이다.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6월에서 9월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여기서 물가가 더 뛰면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욱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변동성 확대는 단기적으로 미국의 헤드라인 물가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라며 “특히 비용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수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고 이는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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