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다음으로 돈 많이 몰린 ‘이 상품’…떨어질때 더 사고 있다는데

올들어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WTI인버스 석달새 15% ‘뚝’
개인은 42일 순매수 이어가
3개월새 215억 자금 순유입

미국 텍사스의 원유 펌프 시설. [로이터 = 연합뉴스]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제 원유 가격이 고공행진하자 원유값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하지만 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금을 저점매수 타이밍이라고 본 개미들의 순매수 행렬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12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원유가격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는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는 최근 3달간 15.09% 하락했다.

최근 한달 수익률도 -9.79%로 저조하다.


역시 원유값 상승시 가격이 내리는 TIGER원유선물인버스(H)도 3개월 기준 수익률이 -15.73%까지 내려갔다.


반면 두 ETF에 투자금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의 경우 3개월간 215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는 같은 기간 원자재에 투자하는 ETF 가운데 ACE KRX금현물(467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금 ETF의 경우 금값 고공행진 덕택에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4.43%에 달해 추격매수가 잇따르는 상황이지만, 원유 인버스 종목의 경우 하락세가 계속되는데도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기간 개미들이 해당 종목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매도행진을 이어간 기관과 달리 개인들은 총 62일의 거래일 중 42일을 순매수(총 203억원)하며 자금유입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TIGER원유선물인버스(H)에도 이보다 규모는 작지만 3개월간 36억원, 최근 한달 새에도 17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자금이 꾸준히 모이고 있다.


지금이 원유 가격의 고점이라고 본 개미들이 향후 유가 하락에 베팅한 결과로 풀이된다.


원유값 상승으로 수익률이 급등한 ETF에는 차익실현 수요가 몰리면서 돈이 빠지는 추세다.

KODEX WTI원유선물(H)은 3개월새 18.06% 올랐지만 이 기간 277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전반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연초 70.38달러에서 지난 11일 85.02달러로 무려 20.8%나 급등했다.


유가상승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자발적 감산 연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호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 공격, 정제마진 확대에 따른 설비가동률 상승 등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 들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도 가격상승을 견인했다.


최근에는 이란과 이스라엘간 갈등 격화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지난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자 이란은 원유의 주요 수송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보복 계획을 천명하고 나섰다.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제한적 범위에서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우세한 가운데 최근에는 유가 조정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중동 갈등이 고조됐지만 새로운 충돌은 나타나지 않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향후 원유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지정학분석팀장은 “배럴당 90달러를 상회하는 구간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며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미국 등 비OPEC 산유국의 증산으로 인한 구조적 점유율 확대가 원유의 ‘지속적 상승’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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