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 증시 대약진이 돋보인 가운데 최근 전 세계 패시브 자금이 미국을 떠나 일본으로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미 증시 조정 조짐이 새어나오면서다.

일본 증시 역시 지난달 들어 소폭 조정을 겪었지만 실적 기대가 견고한 상황에서 오히려 가격 매력이 부상했다는 평가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일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15.3%에 달한다.

최근 들어 일본 증시가 다소 조정에 들어갔음에도 여전히 북미(13%), 유럽(8%)과 같은 주요 선진국 주식형 펀드는 물론 베트남(11.7%), 인도(10.7%)를 비롯한 신흥국 주식형 펀드도 가뿐히 앞지르는 모습이다.

각 증시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끼리 비교해봐도 ACE 일본Nikkei225(H)KODEX 일본TOPIX100 ETF 수익률이 각각 19%와 17.3%로, TIGER 미국S&P500(13.8%)과 ACE 미국나스닥100(12.5%) ETF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대장주 그룹인 '사무라이7' 비중이 높은 ETF 수익률이 대표지수 상품보다 월등했다.

디스코·스크린홀딩스·도쿄일렉트론·어드밴테스트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TIGER 일본반도체FACTSET ETF 수익률이 25.1%로 가장 높았다.

도쿄일렉트론 비중만 25%에 이르는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ETF가 21.3%로 뒤를 이었다.

사무라이7은 올해 골드만삭스가 일본 증시에서 거래량·수익률·실적 등을 고려해 선정한 주도주다.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자동차와 스바루, 종합상사 미쓰비시,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인 디스코·스크린홀딩스·도쿄일렉트론·어드밴테스트가 포함된다.

사무라이7은 지난해 미국 국채 금리 상승기에도 시장을 웃도는 성과를 올렸다.


최근 들어 미국 증시가 신흥국과 비교해 부진하면서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S&P500과 나스닥지수는 최근 한 달 새 각각 0.8%, 0.9% 상승하는 데 그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 기간 베트남 증시를 대표하는 VN지수와 인도 증시를 대표하는 니프티50지수는 각각 1.5%, 1.9% 올랐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지면서 미국 주식형 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세는 잦아든 상태다.


반면 일본 주식형 펀드에는 전 세계 패시브 자금이 여전히 유입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사무라이7의 평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6.09배로, 미국 증시 주도주인 M6(매그니피센트6)의 28.74배보다 0.9배 정도 저평가돼 있다.

M6에는 애플,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엔비디아가 포함된다.


또한 사무라이7은 올해 12개월 선행 PER 고점이 31.77배로, 평균 17.3%의 상승 여력을 가지고 있다.

반면 M6는 연초 이후 12개월 선행 PER 고점이 30.57배로, 상승 여력이 5.8%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 이익 전망치는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이번주부터 미국 기업의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며 "일본 기업의 주당순이익 상승 모멘텀이 둔화하긴 했으나 여전히 이익 기대감이 견고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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