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인하 지연 ◆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한국은행이 당분간 금리 동결을 이어가며 하반기부터 인하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6월께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뒤따라 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에서 금리 인하 회의론이 부상하면서 한국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경제학계와 시장전문가들은 오는 12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3.5%로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1월부터 9번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는데, 올해 상반기까지도 그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경기 상황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고려했을 때 한은 움직임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개월째 3%대를 기록하고 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1.7% 상승해 2021년 4월(13.2%) 이후 2년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눈덩이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886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크게 오른 유가도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에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면서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지난 5일 5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시점을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지만 미국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은 결정도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물가가 안정되는 흐름을 확인해야 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한은이 7월부터 세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한국이 미국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12일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와 관련된 소수의견이 제기될 수도 있다"며 "총선 이후 통화정책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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