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기 수원의 수원디지털시티에 문을 연 삼성전자 제4 어린이집의 모습. 삼성전자

2011년 4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삼성 서초사옥으로 정기 출근을 재개했던 당시 첫 번째 행선지는 사내 어린이집이었다.

이 선대회장은 당시 사내 어린이집에 대한 여성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보고받고, 어린이집 추가 설치를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선대회장이 1987년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추진한 것도 지역전문가 제도와 탁아소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부회장 시절이던 2022년 광복절 사면복권 직후 삼성엔지니어링을 방문해 이곳에서 운영되는 사내 어린이집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이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아이들과 대화를 나눴던 장면은 이후에도 꾸준히 회자됐다.

이 회장은 2020년 8월 수원사업장에서 워킹맘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워킹맘 직원은 애국자"라며 "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바꾸자"고 언급하기도 했다.


저출산 위기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직원들의 부담을 축소하는 방안에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어린이집을 추가로 개원했다.

경기 수원의 삼성 디지털시티에 어린이집을 추가로 열면서 단일사업장 기준 최대 규모의 어린이집이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 및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9일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제4어린이집 개원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삼성전자 디지털시티(수원사업장) 임직원들이 육아부담을 덜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어린이집을 확충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개원식을 진행한 제4 어린이집은 보육정원 300명, 건물 연면적 약 5880㎡(1780평) 규모로 지어졌다.

삼성전자가 현재 삼성 디지털시티에 운영 중인 3개의 어린이집을 합하면 이번 제4 어린이집 신축으로 보육정원은 1200명, 건물 연면적은 약 1만9890㎡(약 6080평)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단일 사업장 기준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의 어린이집이다.


제4 어린이집은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어린이집 입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신축됐다.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근무하는 인력 가운데 약 30%가 영유아 자녀를 두고 있을 정도로 어린이집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만 1~5세 영유아 자녀를 둔 임직원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 디지털시티 어린이집은 1996년 보육정원 94명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이번 제4 어린이집 개원으로 28년 만에 12배 이상으로 규모가 늘어난 셈이다.

교직원 수도 240명에 달한다.

교사 1인당 4.6명의 아이들을 돌보게 된다.

삼성전자는 전국 8개 사업장에 보육 정원 총 3100명 규모로 12개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개원식 행사에 참석한 삼성전자의 박학규 사장은 "이번 제4 어린이집 증축이 임직원들의 육아부담을 덜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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