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호 삼성SDI 사장
▲CEO 오늘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을 추진한다면 '2030 글로벌 톱티어 회사'라는 우리의 목표에도 한층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1일 경기 용인시 기흥 본사에서 열린 '54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최윤호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최근 전기차 시장이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기) 위기에 빠졌지만, 압도적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당부했습니다.

이날 최 사장은 "고속 성장을 기대했던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일시적 성장세 둔화 등은 우리가 맞이한 새로운 위기"라며 "이러한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품질을 통한 고객 감동으로 시장을 선도하자"며 "시장이 위축될 때 고객이 원하는 차별화 경쟁력 중 하나가 바로 품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 사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데이터 플랫폼을 품질 관리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등 품질 고도화를 추진해 최고의 품질을 확보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한층 강화된 품질 관리 시스템과 운영 프로세스의 확립을 통해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2030년 글로벌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실히 확보하자"고 주문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건식 극판 등 신기술을 적기에 개발하고, 폭넓은 라인업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삼성SDI는 현재 주력 제품인 프리미엄급 전기차용 배터리에 안주하지 않고,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 온 저가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까지 제품 다변화를 추진 중입니다.

전자재료 부문에서는 차세대 기술 선점과 신제품의 적기 시장 진입 추진을 당부했습니다.

가격 경쟁력 확보도 강조했습니다.

최 사장은 "시장이 위축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경쟁력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며 "모든 임직원이 함께 아이디어를 발굴해 세계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최 사장은 "삼성SDI는 지난 수년간 모두가 합심해 미래를 위해 준비해 왔고, 2030년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며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반드시 밝은 날이 온다는 뜻의 '운외창천(雲外蒼天)'을 언급하며 임직원을 독려했습니다.

최 사장은 "변화와 혁신으로 누구보다도 빨리 찬란한 하늘을 맞이하자"며 "54년이라는 도전의 역사 속에 회사를 위해 헌신한 임직원과 파트너사들에 감사하다"고도 전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주요 경영진을 비롯해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행사는 임직원 시상 및 창립기념 영상 시청, 창립 기념사 순으로 진행됐으며 국내 전 사업장에 온라인으로 생중계됐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공급계약 체결

삼성SDI는 2023년 10월 현대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 동안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유럽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삼성SDI와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삼성SDI는 이번 계약을 통해 현대자동차를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하는 한편 향후 협력 확대 기회를 열어 둠으로써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두 기업의 협력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각형배터리를 통한 배터리 폼팩터 다변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번 계약은 현대차가 각형 배터리의 채용을 확대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SDI는 이번 계약을 통해 개발 중인 6세대 각형 배터리인 P6를 현대자동차에 공급하게 되었습니다.

P6는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양극재에서 니켈 비중을 91%로 높이고 음극재에 독자적인 실리콘 소재를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끌어올린 제품입니다.

P6는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해 현대자동차의 유럽 현지 공장에 공급합니다.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로 유럽시장 공략

삼성SDI가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을 위해 성능과 안전성을 높인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삼성SDI는 지난달 19일부터 3일 동안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유럽 2024'에 참가해 용량과 안전성이 한층 더 강화된 SBB(Samsung Battery Box)1.5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배터리유럽은 유럽 최대의 에너지 산업 관련 전시인 '더 스마터 E 유럽(The Smarter E Europe)' 내 개최되는 전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올해 2800개 기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프라이맥스(PRiMX)로 구현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참가한 삼성SDI는 지난해 뮌헨에서 SBB를 공개한데 이어 올해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SBB1.5를 공개했습니다.

SBB는 20피트 컨테이너 박스에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올해 3월 '인터배터리 어워즈 2024'에서 '에너지저장장치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SBB1.5는 내부 공간 효율화를 통해 더 많은 양의 배터리를 적재해 총 5.26MWh 용량을 구현했습니다.

컨테이너 단위 에너지밀도가 기존 제품보다 37% 가량 향상됐습니다.

4개의 컨테이너를 서로 맞닿게 설치할 수 있어 설치 공간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에 적용한 직분사시스템의 열 전파 차단효과를 EDI(모듈내장형 직분사) 기술을 통해 대폭 향상해 화재 예방과 확산 방지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삼성SDI는 SBB1.5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 최적화된 미래 셀 라인업 전략도 공개했습니다.

2026년부터 전력용 에너지저장장치 제품에 들어갈 배터리 라인업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추가해 높은 에너지밀도의 NCA 배터리와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무정전전원장치(UPS)용 고출력 셀 공급을 통해 인공지능(AI) 시대 가속화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가 등 신규 수요에도 적극 대응합니다.

최윤호 사장은 "초격차 기술경쟁력으로 구현한 SBB 신제품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 출시와 인공지능 시대 가속화에 따른 신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함으로써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건사고

△헝가리공장 중단 요청 소송…정치권까지 번져

삼성SDI의 헝가리 괴드 공장이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삼성SDI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괴드에 연간 약 5만 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헝가리 환경단체 괴드에르트 환경도시보호협회는 지난 5월 2일 부다페스트 법원에 제기한 삼성SDI 괴드 공장 종합환경영향평가(IPPC) 허가 효력 중단 소송에서 재판 중 공장 운영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법원이 인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삼성SDI는 현재 4만 3천 평방미터의 부지에 추가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안을 허가받은 상태입니다.

괴드에르트는 지난해 12월 삼성SDI 괴드공장이 괴드시 주민들과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며 괴드시를 대상으로 IPPC 허가 무효화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협회는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다페스트 지방법원이 즉각적인 법적보호 제도를 적용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공장 운영을 못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헝가리의 제1야당 정치인도 삼성SDI가 증설하고 있는 배터리 공정 건설을 중단하고 환경 관련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지난 5월 12일 헝가리 민주연합당 전 국회의원인 올리비오 코시크-케이크는 자신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괴드시에 신설하는 배터리 공장은 환경보호 법규 위반으로 가동될 수 없음에도 정부 지원으로 건설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헝가리 매체 데일리 뉴스 헝가리에 따르면 이 주장은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삼성SDI 공장 인근 하수 설비에서 유독성 물질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뒤 나왔습니다.

데일리 뉴스 헝가리는 올리비오 코시크-케이크의 발언을 인용해 "정부가 (삼성SDI) 공장 건설을 즉시 멈추게 만든 뒤 독립적인 전문가들을 통한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SDI 측은 "이번 소송은 시민단체와 지자체와의 소송으로 종합환경영향평가 효력 중지 가처분은 승인 이전으로 운영하라는 것이어서 공장 가동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엄격한 유해물질 관리를 통해 헝가리 정부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생애

최윤호 사장은 1963년 음력 1월11일 태어나, 서울 덕수정보산업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삼성전자에 입사해 국제회계그룹, 경영관리그룹, 해외관리그룹 같은 재무 관련 부서에서 주로 근무했습니다.

최윤호 사장은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줄곧 재무 관련 분야에 종사해 재무 전문가로 꼽힙니다.

삼성전자에서 재무관리를 도맡을 만큼 이재용 회장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에서 전략1팀을 담당했고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승진한 뒤 사내이사에 등재됐습니다.

삼성그룹 사령탑이었던 미래전략실에서 일했다는 점도 총수 일가의 신뢰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윤주화, 노희찬, 이상훈 등 최윤호 사장 이전에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맡았던 인물들 역시 미래전략실 출신이었습니다.

최윤호 회장은 '아너스클럽'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기부에 힘쓰고 있습니다.

아너스클럽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 유니세프 등 비영리단체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납부를 약속한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을 말합니다.

최윤호 사장 이외에도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장 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그룹 인사들이 아너스클럽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종교는 불교이며, 구성원들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학력/경력/가족

학력 : 서울 덕수정보산업고등학교(현 덕수고등학교) 졸업
1988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경력 : 1987년 삼성전자 가전사업부 경리팀 입사
1991년 삼성전자 국제회계그룹 과장
1995년 삼성전자 구주총괄 영국 SEUK법인 차장
2001년 삼성전자 경영관리그룹 차장
2002년 삼성전자 해외관리그룹 부장
2004년 삼성전자 경영관리그룹 담당임원
2007년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상무
2010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임원
2011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전무 승진
2014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부사장 승진
2017년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담당임원
2020년 1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 승진
2021년 12월 삼성SDI 사장 선임, 삼성SDI 대표이사 내정
2022년 3월 삼성SDI 대표이사

가족 : 부인 김경희씨 사이에 1남1녀


▲어록

"일시적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한 해를 맞아 전례없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때이다. 최근 신설한 ASB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인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 전기차 보급률이 증가함에 따라 고객의 가격 경쟁력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만큼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으로 마치 용이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것처럼 '비룡승운(飛龍乘雲)' 하는 청룡의 해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
(2024년 1월, 삼성SDI 신년사)

[ 황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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