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vs 삼전, 차이 이 정도였어?”…대만증시-코스피 시총격차 21년만에 최대

대만-한국 시총 격차 491조원
TSMC 등 반도체 랠리 힘입어
가권지수 지난 4일 사상 최고치

삼성전자와 TSMC [사진 = 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로 몰리는 가운데, 대만 증시와 한국 증시 간 격차가 21년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 등이 대만 증시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 증시 시가총액은 2조246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한국 증시 시가총액인 1조8830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블룸버그는 “대만과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격차가 2003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인 3630억달러(약 491조원)까지 벌어졌다”고 전했다.


대만 주식시장은 연초 이래 상승 행진을 이어왔다.

대만 대표 주가지수 가권지수는 연초 이후 약 14% 급등했다.

가권지수는 지난 2일 2만466.57을 넘어서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만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는 것은 최근 AI 투자 열풍의 직접적 수혜를 받는 반도체 기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의 대부분을 위탁 생산하는 TSMC에 힘입은 바가 크다.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올해 대만 증시 랠리의 약 3분의 2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가 견인했다.

TSMC 시총은 대만증권거래소 전체 시총의 약 30%를 차지한다.


최근 엔비디아가 차세대 아키텍처인 호퍼가 적용된 H100 GPU(그래픽처리장치) 물량을 TSMC에 맡긴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엔비디아 차세대 칩 수주를 놓고 파운리드 업체 간 벌어지는 경쟁에서 승부가 TSMC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를 제외한 다른 대만 내 반도체 기업들도 해외 투자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대만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반도체·전자업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TSMC(1위), 미디어텍(2위), ASE(10위) 등 반도체기업 외에 폭스콘(3위), 퀀타컴퓨터(5위), 델타(7위) 등 반도체와 관련이 높은 전자업체까지 포함하면 톱10중 6개가 반도체·전자업종이다.


블룸버그는 “대만이 가장 큰 AI 투자 수혜국으로 부상한 것은 TSMC가 사실상 이 분야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한 대만은 팹리스(반도체 설계)부터 파운드리, 다운스트림 서버 제조분야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AI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주요 메모리 칩 제조업체의 본거지이지만, 대만에 비해 전반적으로 AI 반도체에 대한 노출도가 낮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한편 TSMC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경미한 만큼 올해 실적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피해가 심하지 않았고 지진 충격을 줄이는 내진 설계 덕분에 생산 공정에 차질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TSMC는 전날 “생산라인 복구율은 80% 수준이고, 첨단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TSMC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1~26%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세계 웨이퍼 파운드리 산업의 예상 성장률인 20%를 상회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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