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에 66억달러(약 8조9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당초 예상됐던 50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금액이다.

TSMC도 이에 화답해 미국 투자 금액을 기존 계획보다 60% 이상 늘리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TSMC에 최대 66억달러의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고 50억달러 규모 저금리 정부 대출을 지원하는 내용의 예비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TSMC는 또 미국 재무부에 적격 자본지출의 최대 25%에 해당하는 투자세액공제도 신청할 예정이다.


이번 보조금과 대출금으로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짓고 있는 두 공장 외에 세 번째 공장까지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총투자 규모는 4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늘어나는데, 이는 미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로는 최대 규모라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새로 건설되는 공장에는 2㎚ 최첨단 공정이 적용될 전망이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2㎚ 반도체는 방산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핵심"이라며 "사상 최초로 미국 땅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규모 있게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원은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정한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른 것이다.

이 법은 반도체 분야 기업에 총 39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반도체 생산에 있어서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대만 등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유인한다는 목표다.

앞서 미 정부는 자국 기업인 인텔에 195억달러의 파격적인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다.

TSMC가 받게 될 보조금의 3배에 달한다.

삼성전자도 오는 15일(현지시간)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계획을 밝힐 예정인데, 이에 맞춰 미국 정부도 삼성전자가 짓고 있는 테일러 공장에 대한 보조금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 투자를 기존 170억달러(약 23조원)에서 440억달러(약 59조5000억원)로 2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최승진 기자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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