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일촉즉발…미국, 최신전투함 띄우고 “중국 침범땐 개입” 경고

4개국 해·공군, 분쟁지역 암초 인근서 훈련
중국 “혼란 조성 활동 통제” 반발하며 맞대응
美·日·필리핀 11일 정상회담 앞두고 훈련 진행
FT “바이든, 中 필리핀 침공시 직접개입 경고“

지난달 4일(현지시간) 남중국해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인근 해상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이 필리핀 해군 보급선에 물대포 공격을 가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일본·호주·필리핀 4개국이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해·공군 합동 훈련을 실시했고, 중국은 ‘맞불 순찰’로 대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0~11일 개최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페르난디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3자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던질 예정이다.

중국이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미국이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백악관 내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필리핀, 일본과의 3개국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행보에 대해 경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난사군도)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앞서 미국과 일본, 필리핀, 호주 4개국 국방장관은 지난 6일 공동성명을 내고 ‘해상 협력 활동’을 예고했다.

4개국 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합동훈련은 자유롭고 열려 있는 인도·태평양을 지지하기 위한 지역적이고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하려는 우리의 집단적인 결의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훈련을 통해 4개국 병력의 교리·전술·기술·절차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번 4개국 합동 훈련이 모든 국가가 국제법이 허용하는 어디에서든 비행·항행·작전을 할 자유가 있음을 확실히 하려는 우리의 공통된 약속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4개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이 최종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PCA 판결을 무시하고 있다.


필리핀 국방부의 아르세니오 안도롱 대변인은 이번 훈련에 미군의 최신 연안전투함(LCS) 모바일함, 호주 호위함 와라문가함,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아케보노함, 필리핀 군함 2척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주재 일본 대사관은 ”대잠수함전 훈련이 이번 훈련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미국·일본·호주·필리핀 4개국 해·공군 합동군사훈련이 개시된 가운데 미국 연안전투함 USS 모바일, 일본 호위함 JS 아케보노, 호주 호위함 HMAS 와라문가, 필리핀 호위함 BRP 안토니오 루나(앞쪽부터)가 대열을 갖춰 순항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중국은 즉각 맞불 훈련을 실시했다.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중국인민해방군 남부전구(사령부)는 7일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에 ”남중국해에서 합동 해군·공군 순찰을 조직했다“라며 ”남중국해 정세에 혼란을 조성하고 분쟁지역으로 만드는 모든 황동은 통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중국군은 언제 어느 해역을 순찰했는지, 순찰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동원된 장비는 어떤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 필리핀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미국이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한 소식통은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보이는 행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백악관은 공식·비공식 채널을 모두 이용해 중국 당국에 ”전술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폭풍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독일마셜펀드’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는 “베이징이 필리핀 선박이나 군대를 직접 공격한다면 워싱턴은 어쩔 수 없이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중 간 중대한 정치적 위기가 발생하고, 최악의 경우 더 광범위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계속 이 문제에 개입하면서 중국과 필리핀 간 해양 문제에 불협화음을 뿌리고 중국을 거짓 비난해 역내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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