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서 일부 철군”
하마스와 이집트서 협상 재개 소식
국제유가, 8일 아시아 시장서 약세
WTI·브렌트유 장중 1% 넘게 하락
이번 주 OPEC·IEA 전망 관전포인트
월가 “여름에 95달러로 오를 수도
중동 리스크 단기에 해소 힘들어”

8일(현지시간)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6월물이 장 중 2% 넘게 하락하는 모습 /데이터=런던ICE선물 거래소
이스라엘과 ‘산유국’ 이란 간 무력 충돌 리스크 탓에 배럴 당 9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 유가가 8일(현지시간) 아시아 선물시장에서 장중 1% 넘는 낙폭을 보이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번 주 유가 전망 보고서가 줄줄이 발표를 앞두고 있는 데다 주말인 지난 7일 이스라엘이 팔라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에서 군 일부를 철수한다고 밝히고 하마스 측과 휴전 협상 재개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일시적으로 지정학 리스크가 수그러들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8일 아시아 선물시장에서는 오전 장중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랜트유가 나란히 1% 넘게 하락해 거래됐다.


중동 지역 확전 리스크와 관련해 전날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가자 지구 남부 칸 유니스 지역에서 지상군인 제98사단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은 이번 주 이집트 카이로에서 휴전 회담을 위해 대표단을 파견했다.


이번 일부 철수 발표는 이달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소재 이란 영사관 피격 사건을 계기로 중동 지정학 불안이 불거지고 유가가 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지난 4일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구호단체 오폭을 이어가는 등 인권 문제를 야기하는 공격을 계속하는 경우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 입장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후에 나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내 일부 철수가 향후 다른 작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언급했만 구체적인 철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주 국제 유가는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로 확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급등한 바 있다.


지난 5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군사 최고 수위 경계령을 내렸으며 시리아 다마스쿠스 소재 이란 영사관 피격 사건에 대해 직접 대응키로 결정했다”고 익명의 이란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이란은 이달 1일 발생한 자국 영사관 피격 사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바 있다.


당시 피격으로 인해 이란 혁명수비대 최정예부대 쿠드스군 고위 지휘관 2명을 포함해 최소 7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이란을 하마스 지원 배후 세력으로 꼽아왔다.


국제 상품시장에서는 피격 사건이 벌어진 이달 1일부터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5일 까지 WTI 5월물과 브랜트유 6월물이 모두 4% 올라섰다.


특히 브렌트유는 이달 3일부로 배럴 당 90달러(종가 기준)를 넘어선 상태다.

미국과 주변국들이 개입할 경우 가자 지구 전쟁이 ‘5차 중동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원유 공급 불안 요인이기 때문이다.


한편 투자자들은 지정학 리스크 외에 이번 주 발표될 유가 전망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오는 9일에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단기에너지전망(STEO)을 발표한다.


지난 보고서에서 EIA는 올해 전 세계 원유 공급이 수요 대비 하루 26만 배럴 부족하겠지만 2025년에는 공급이 36만배럴 과잉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올해 미국 원유 생산량이 전년 대비(연간) 2.0% 늘어난 결과 하루 1319만 배럴일 것으로 전망했는데 기존 전망치(1310만 배럴)보다 0.7% 더 늘어날 것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 11일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월간 전망 보고서를 발표한다.

앞서 OPEC은 3월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225만배럴, 내년은 185만배럴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이어 12일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월간 전망 보고서를 낸다.

IEA 는 3월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을 하루 110만배럴씩 증가에서 130만 배럴씩 증가로 늘린 바 있다.


미국 주도의 IEA 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OPEC 에 비해 원유 수요 증가폭 전망치를 적게 잡는 경향이 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일부 철군 소식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역 지정학 리스크는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뱅크 오브 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팀은 지정학 리스크 확대를 이유로 올해 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올해 여름 중 95달러 부근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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