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무력충돌 우려 확산
국제원유가격 5개월 최고치

3일 서울 종로구의 한국금거래소에 금제품이 전시되고있다.

2024.4.3 [김호영 기자]

중동에서 하마스와 전쟁중인 이스라엘이 앙숙인 이란과 무력 충돌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국제 금값이 처음으로 23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유가는 중동 원유 공급 위축 가능성에 올해 처음 90달러에 육박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을 좌우하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는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날보다 1.5% 오른 온스당 2315.0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300달러를 돌파했다.

금값은 지난달 4일 2100달러선을 처음 넘은 이후 한 달만에 약 10% 오르면서 2300달러 선을 넘어섰다.


금값이 최근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것은 금리 인하 기대와 중동 전쟁 등 불확실성 확대 때문이다.

최근엔 불확실성이 금값을 더 크게 올리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수요가 정치·경제적 불안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더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고용정보업체 ADP가 3월 민간 고용이 8개월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발표한 직후 미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지만 금값은 아랑곳 않고 올랐다.

전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0.1%포인트 이상 올랐지만 금값은 고공행진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전망이지만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하 신중론을 재확인했지만 시장에서는 인하 ‘시점’보다 ‘인하’ 그 자체에 더 주목했다.

인하 시점이 미뤄지더라도 결국 인하할 것이기 때문에 금값 상방압력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중동 원유 공급 불안에 국제유가도 연일 상승세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 대비 0.5% 오른 배럴당 89.3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배럴당 89.99달러까지 오르며 90달러선 직전까지 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전날보다 0.3% 상승한 85.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두 선물가격 모두 10월 27일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 지역 확전 위기감이 고조되며 시장의 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에서 “혐오스러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우두머리들에게 저주가 있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특히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국제 구호단체 차량에 폭격을 가해 구호 요원 7명이 숨지자 지정학적 위험은 한층 고조됐다.

이번 일로 미국, 영국 등 서방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이날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플러스가 화상 회의에서 원유 감산 정책을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한 것도 원유값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회의 결과 OPEC 플러스는 오는 2분기까지 자발적으로 하루 22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감축한다.


한편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파월 의장은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견조한 경제와 인플레이션 상황을 감안했을 때 기준금리 결정을 하기 위해 추가 데이터를 살펴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파’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더 나아가 올해 금리 인하가 지난달 점도표에서 밝힌 3차례가 아니라 하반기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높은 생산성, 공급망 반등, 견조한 노동시장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훨씬 느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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