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국방 장비를 공동 개발하고 생산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대(對)중국 군사 연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다.

또한 미국·영국·호주 3국 군사 동맹인 오커스(AUKUS)에 일본이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까지 연계해 중국 포위망을 대대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3일(현지시간)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워싱턴DC에서 열린 신미국안보센터(CNAS) 대담에서 "(다음주로 예정된 미·일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이 필수적인 군사·국방 장비를 공동 개발하고, 잠재적으로 공동 생산을 위해 다각도로 협력하는 방안을 담은 조치들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같은 긴밀한 파트너와 최대한 많은 정보·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이 어떤 무기를 공동으로 개발·생산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로 무기를 생산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캠벨 부장관은 "내 생각에 과거 우리는 어떤 유형의 공동 생산을 경계해왔지만, 지금 상황은 우리가 가장 정교한 무기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신뢰하는 동맹, 파트너와 협력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10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캠벨 부장관은 기시다 총리의 국빈방문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양국에 새로운 역량을 가져다줄, 근본적으로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자 미국과 일본의 안보 협력 관계를 업데이트하는 역사적인 정상회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11일 열리는 미국·일본·필리핀 정상회의에서는 3국이 남중국해 등지에서 더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의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중국과 대만 인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필리핀은 스카버러암초(중국명 황옌다오, 필리핀명 파나타그)와 세컨드토머스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 필리핀명 아융인)를 두고 긴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3국이 공동 순찰에 나설 경우 중국과의 신경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의 오커스 참여안도 검토하고 있다.

오커스는 호주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확보와 미국·영국·호주 간 양자 기술 등 첨단 역량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기술 공동 개발 부문에서 참여가 가능하다.

미국 백악관도 일본과의 군사 협력을 기대했다.

이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빈방문을 매우 기대하고 있으며, 기시다 총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중요한 일이 무척 많다"며 "두 정상이 경제와 통상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며, 북한에 대한 우려와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우려 등 안보 환경에 대해서도 논의할 이슈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군사 연계 강화 방안과 관련해 "상호 운용성과 적응성을 높이기 위해 미·일은 지휘 통제와 관련되는 연계 강화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지휘 계통 간 조정 기능을 논의할 뿐 미·일 간 연합사령부를 설치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와 관련해서는 "경제를 포함한 폭넓은 분야에서 3국이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남중국해 문제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직결되는 국제 사회의 관심사로 일본은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나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하며 중국을 견제했다.


한편 중국 방문에 나선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태양전지, 전기 배터리,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과잉 생산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뿐만 아니라 멕시코, 유럽, 일본 등 상당수 국가가 이 산업에 대한 중국에서의 대규모 투자로 큰 압력을 받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옐런 장관은 오는 9일까지 중국에서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란포안 재정부장,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 등을 만날 예정이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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