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안 넘어갈래” 갑자기 왜…오락가락 정책에 알뜰폰만 소외?

이동통신사 3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정책으로 알뜰폰 수요가 주춤하고 있다.


정부는 이동통신사 SKT·KT·LG유플러스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알뜰폰 시장을 키워왔다.

하지만 이번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도입과 요금제 하한선 인하로, 알뜰폰 생태계가 위축되는 부작용을 낳았단 평이 나온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전환지원금이 본격 시행된 지난달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를 이동한 이용자수는 5만1400명에 달했다.

전월과 비교했을 때 17.7% 증가한 수치다.


각 사업자별 지난달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 이탈한 이용자수는 SKT 2436명, KT 1088명, LG유플러스 4213명으로, 각각 전월 대비 11.1%, 12%, 33.3%씩 늘었다.


‘0원 요금제’를 선보이는 등 알뜰폰이 저가 요금 경쟁력을 기반으로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던 지난해와 상반된 분위기다.

앞서 알뜰폰은 지난해 5월 4년여 만에 가장 많은 52만6909건의 번호이동 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통사의 보조금·지원금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알뜰폰이 가격 경쟁력을 잃고 위축돼가는 모습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소비자 혜택 강화를 위해 전환지원금 등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지원금을 줄 수 없는 알뜰폰 사업자를 고려하지 않고 통신 3사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며 “알뜰폰의 정체성 자체가 통신비를 인하하기 위해 나왔던 건데, 최근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은 정작 알뜰폰을 소외시켰단 점에서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이용자수는 전월보다 11.1% 감소한 9만6771명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별로 SKT에서 알뜰폰으로 옮긴 이용자수는 4만1017명, KT에서 이동한 수는 3만48명, LG유플러스에서 이동한 수는 2만5706명으로, 각각 전달 대비 -11%, -10.4%, -12.3%씩 역성장했다.


전환지원금 효과로, SKT·KT·LG유플러스 3대 통신사간 번호이동은 늘었다.

정부 정책의 부작용으로 통신 대기업 3사가 관련 업계 파이를 나눠먹는 구조가 더욱 견고해졌단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각 통신사별 번호이동자 수는 SKT 11만1028명, KT 7만2464명, LG유플러스 8만3041명이다.

각각 전달보다 9.9%, 9.7%, 16.3%씩 증가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경감 정책은 통신 3사 독과점 구조만 더 키우고 있다”며 “제4이동통신사 유치에 대한 업계 안팎 시각이 회의적인 가운데, 사실상 알뜰폰 사업자를 제4통신사로 보고,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내야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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