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무너져야 정신차려?” 극단적 주장 왜?…씀씀이 대체 어땠길래

코로나 팬데믹 거친 美 소비자들
작년 여행·공연 지출 30% 늘려
저축 줄었는데 신용카드 부채 ‘쑥’

중남미의 한 휴양지를 찾은 여행자의 모습. [사진=EPA연합]
코로나19 팬데믹이 소비와 저축을 대하는 소비자들의 태도를 크게 뒤흔든 가운데 미국에서도 팬데믹 이후 ‘욜로’(YOLO·인생은 한번뿐)족의 지출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팬데믹 이후 미국인들이 돈을 쓰는 방식에 큰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저축을 덜 하고, 휴가는 더 많이 보내고, 콘서트와 스포츠 행사 등에 돈을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미국인 소비자들이 해외여행과 라이브 공연에 지출한 금액은 전년 대비 약 30%나 급증했고, 개인 저축률은 유달리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미국인들의 ‘보복 소비’는 작년 한 해에 그치지 않고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는 게 WP의 설명이다.

미국 경제분석국(BE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미국 소비자들은 전월보다 1455억달러를 더 많이 지출했고, 그 중 상당 부분을 서비스에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저축률은 전월의 4.1%에서 3.6%로 하락했다.


이를 가르켜 울리케 말멘디어 버클리대 행동재무학 교수는 “위기를 겪으면 그 위기가 뇌에 뿌리 깊게 박힌다”며 “공식 경제 보고서에서는 모든 것들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우리는 팬데믹 이전과는 달라진 사람들이다”고 설명했다.


말멘디어 교수는 “코로나19의 부작용이 반드시 금전적인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빠르게 일자리를 얻었고,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그 대신 인간적인 상호작용, 사교활동, 여행 등 사람들은 우리가 갈망했던 모든 것들, 팬데믹 기간 중 놓친 것들에 돈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한 코로나19 팬데믹 전후의 미국 개인 소비자들의 초과저축 변화. [출처=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추산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들어 미국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저축을 줄였고, 돈이 없어도 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팬데믹 이후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부채는 22% 늘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이 꺾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더 많은 지출을 예상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Fitch)에 따르면 그간 가파른 물가상승 이후에도 올해 미국 소비자 지출이 당초 예상치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욜로’ 지출을 멈출 수 있는 건 대량 실직 사태나 큰 경기침체 같은 충격밖에 없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다이앤 스윈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P에 “이 같은 소비 행태를 이어가는 소비자를 변화시키려면 실제로 고용이 붕괴돼야 한다”며 “이 같은 지출은 단순한 신기루가 아닌 근본적 변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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