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강진 덮친 ‘반도체의 나라’ 생산 재개 준비…삼성·SK는 가격 협상 중단

지진 발생 후 10시간 만에
전체 설비 70% 이상 복구
엔비디아도 “대만 지진 불구
공급에 어떤 영향도 없을 것”
마이크론, D램 가격 발표 연기
삼성·SK하이닉스도 논의 중단

TSMC 전경 자료=TSMC
지난 3일 대만 동부 화롄현 일대를 강타한 규모 7.2의 강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TSMC의 피해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TSMC는 성명서를 통해 “TSMC의 안전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지진 당시 직원 안전 보장을 위한 조치가 시작됐고, 일부 공장에선 직원들이 대피했다”며 “모든 직원들은 안전하며, 사건 발생 직후 작업장으로 복귀했다.

현재 지진의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에 따르면 이날 대만에서 1999년 이후 25년 만의 최악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TSMC가 운영 중인 신주, 롱탄, 주난 과학단지에서 최대 규모 5의 지진이 감지됐고, 타이중, 타이난 과학단지에선 지진 규모가 4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지진 피해로 인해 당분간 TSMC의 설비 증설작업은 제동이 걸렸다.

TSMC는 성명에서 “초기 점검 결과 건설 현장은 정상적이 것으로 나타났지만, 회사는 3일 현장 작업을 중단했고 추가 점검을 거쳐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TSMC에 따르면 전체 공장(팹)의 설비 복구율은 지진 발생 후 10시간 만에 70% 이상에 도달했다.

타이난에 소재한 3~5나노미터급 선단공정이 적용된 ‘팹18’의 경우 복구율이 80% 이상에 도달했다는 게 TSMC 측의 설명이다.


TSMC는 “일부 설비에선 소수 장비가 손상돼 운영에 부분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모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포함해 핵심 장비에는 손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TSMC에 따르면 현재 회사는 완전한 복구를 위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지진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설비들은 4일 생산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의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도 3일 “제조 파트너들과 협의한 결과 대만 지진이 공급에 어떤 영향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TSMC 외에도 UMC, 파워칩, 이노룩스 등 다른 대만 반도체 회사들도 예방 조치로 3일 일부 생산 라인을 중단했으나, 현재 복구가 진행 중이다.

UMC는 “일부 미완성 웨이퍼가 손상됐으나 웨이퍼 생산과 출하가 복구되고 있어 재무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번 대만 화롄 강진으로 인한 영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D램 가격 견적 발표가 예정된 마이크론과 가격 논의를 진행하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현재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4일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진 피해를 감안한 뒤 이번 분기 반도체 납품을 위한 가격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론은 대만 중부 타이중시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를 포함한 반도체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가격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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