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억 인수 대금 제시하며 구애
오스탈 “당국 승인 확신없다” 거절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제1 드라이 도크’ 전경. <한화오션>
한화그룹이 호주의 방산·조선 업체 ‘오스탈’ 인수 대금으로 약 9000억 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탈 측은 자사 사업이 호주의 국가 안보와 연관돼 당국의 인수 허가가 나지 않을 것이라며 거절했으나 한화그룹은 가능성을 높게 보고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조선·방산 계열사 한화오션은 오스탈 측에 인수 대금으로 총 10억 2000만 호주달러(약 8960억 원)를 제안했다.

주당 가격은 2.825호주달러로, 오스탈 최근 주가의 28% 가량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그러나 오스탈 측은 호주와 미국 등 규제 당국이 안보를 이유로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제안을 거부했다.

한화오션이 오스탈을 인수하려면 호주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미 국방방첩안보국 등의 승인이 필요하다.


오스탈은 성명을 통해 “현재 오스탈은 이 거래가 당국의 승인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에 확신을 갖지 못하지만 한화가 거래 승인 여부에 대한 확신을 제공할 수 있다면 추가로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오스탈의 제안 거절에도 한화오션은 인수를 자신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호주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 속에 K9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수출을 잇따라 성사시키고 있어서다.

아울러 한국과 군사동맹 관계에 있는 미국이 안보 우려를 이유로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호주 기업의 해외 매각 사례 4000여 건 가운데 미승인 사례는 0.2%에 불과하다.

불허 결정도 중국 등 적성국에 한정됐다는게 그룹 측 설명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오션을 인수한 이후 함정 건조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이미 6개월 전에 오스탈 측에 최초 인수 제안을 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수정 제안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인수 추진을 위해 투자은행 USB를 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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