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산업강국 함께 하는 제조혁신 2.0] 삼성 조언따라 공간 재배치 … 생산성 8%·매출 7% 개선

◆ 스마트산업 강국, 함께 하는 제조혁신 ◆
비파괴 검사장비 기업 '레이나'의 제품 제작에 필요한 전기 패널 조립 작업의 스마트공장 개선 전(왼쪽)과 후(오른쪽) 모습. 개선 전에는 작업자가 허리를 굽힌 채 작업해야 했지만 개선 후에는 작업자가 편안한 자세로 조립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레이나'는 부품을 꺼내거나 파괴하지 않고도 내부 결함을 찾아내는 비파괴 검사장비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사람이 받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처럼 단층 촬영으로 금속 내부를 보는 자기공명탐상시스템(MRT)이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배터리, 파이프 등 부품을 뜯어보지 않고도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주요 배터리·파이프 기업에 검사장비를 납품하면서 회사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20년 8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지난해에는 30억원으로 3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고속 성장에도 회사 고민은 깊어졌다.

세상에 없던 기술을 개발해냈지만 회사를 운영하는 시스템은 열악했다.

연구개발(R&D)·생산을 위한 시스템이나 자재를 보관하기 위한 기반시설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


특히 레이나는 고객 맞춤형 장비를 개발해 납품하다 보니 다품종 소량 생산이 불가피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사의 수많은 부품이 쏟아져 들어오고 이를 검사할 수 있는 센서도 중구난방으로 쌓여만 갔다.

부품 위치가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아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렸다.

자연히 제품 생산에 시간도 많이 소요됐고, 생산성도 떨어졌다.


좁은 공간은 원활한 물류에 지장을 초래했다.

창고에 제품과 자재를 한꺼번에 보관하다 보니 제품을 입출고하는 데에도 불편함이 있었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제품 입출고를 위한 공간은 점점 부족해졌다.

서동만 레이나 대표는 공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삼성 지원사업의 문을 두드렸다.


이에 삼성 ESG&스마트공장지원센터의 이문필·심천보·김계환 위원이 지난해 9월 레이나를 찾았다.

이들 전문가들은 생산성, 물류, 기본 갖추기 영역에서 공장 문제점을 살펴본 결과 모두 22개의 개선과제를 발굴했다.


레이나는 한 달 동안 과제 해결에 나섰다.

우선 공장 내 기능별 공간의 레이아웃 재배치에 나섰다.

무분별하게 널려 있던 센서는 보관대를 만들어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고, 바닥에 놓인 파이프도 세로로 보관하도록 했다.


탕비실 바닥에 널려 있던 각종 장비·부품도 보관대를 만들어 여유 면적을 확보했다.

전선 보관대도 전선 모델에 따라 정돈해 한눈에 필요한 전선을 찾을 수 있도록 바꿨다.

외부 주차장에 쌓여 있던 폐자재도 정리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작업자들이 부품을 빠르게 찾고 여유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작업자들 편의를 위한 개선 작업도 있었다.

작업자들이 앉은 자리에서 편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맞춤형 작업대도 제작했다.

연구 실험실에서는 실험 장비를 바닥에 쌓아놓고 실험했지만 별도 보관대를 만들고 작업대를 나눴다.

전기 패널을 작업할 때 작업자들은 허리를 굽혀 작업을 해야 했지만 상하 조절이 가능한 작업대를 설계해 작업을 더 쉽게 만들었다.

레이나 전 사원들이 참여하는 '클린데이'를 시행하는 등 깔끔한 공장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교육과정도 병행했다.


이 같은 개선 작업으로 레이나는 검사장비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을 종전 60일에서 55일로 8.3%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연간 단위로 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추가로 낼 수 있도록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자재를 보관할 수 있는 완제품 창고 면적도 50%가량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창고 면적이 넓어진 것만으로도 연간 2000만원에 달하는 금전적 효과를 얻게 됐다는 것이 스마트공장 구축 작업에 참여한 임직원들과 전문가들 설명이다.


서 대표는 "삼성의 경험 많은 제조 전문가들이 회사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며 "맞춤형 컨설팅 덕분에 회사가 개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이나 혁신을 지원한 삼성 스마트공장 위원들에게 감사 편지를 써서 전달하기도 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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