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댕댕이는 다 알아듣는다니까”…이 말, 주인의 착각 아니라고?

개 머리에 뇌전도 측정기 달은 뒤
물건에 맞지 않은 단어 들려줬더니
18마리 중 14마리 반응 평소와 달라
“개가 단어를 해석했다고 볼 수 있어”

“우리 강아지가 내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니까요!”
애완인의 이 같은 자랑이 단순한 허풍이 아니라 사실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개들은 특정 단어가 특정 대상을 가리킨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개들이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단어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CNN은 1일(현지시간) 전했다.


애완견이 ‘앉아’, ‘기다려’ 등의 단순한 명령어를 간식의 도움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하지만 개가 인간의 언어를 실제로 이해할 수 있는지 증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로 여겨졌다.


개들의 언어 능력을 이해하기 위해,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대학의 부교수인 릴라 마갸리와 에오트보스 로랜드 대학의 박사후 연구원인 마리안나 보로스는 말을 하기 전에 유아들의 이해를 조사하는 실험을 개에게 유사하게 적용했다.


18명의 견주들은 실험실에서 애완견이 이미 알고 있는 물건들을 손으로 집은 뒤 단어를 말했다.

일부 물건을 들 때는 적합한 단어를 말했지만, 다른 일부의 경우에는 일부러 틀린 단어를 말했다.


18마리 개들의 머리에는 뇌전도 반응을 측정할 수 있는 작은 금속 디스크를 설치해 물건을 집어들 때마다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18마리의 개들 중 14마리는 집어 든 물건이 견주가 말한 단어와 같을 때랑 다를 때 다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견주가 물체를 말하고 보여주는 사이에는 2초의 간격이 있었다”며 “이 같은 조건은 개들이 단순히 보여주는 물건과 단어를 연결한 것이 아니라, 단어를 해석했다고 볼 수 있도록 해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개들이 더 잘 알고 있는 단어의 경우 걸맞지 않은 물건을 보여줬을 때 더 큰 불일치 효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실험이 개가 단어의 의미를 이해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반박도 제기됐다.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이자 개과학연구소 소장인 클라이브 윈은 “개는 인간의 언어 이해에 필수적인 뇌의 두 영역이 부족하다”며 “연구진이 강조한 개의 뇌파 패턴은 인간에게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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