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히비키·야마자키 등 19종
아사히 맥주도 일부 양주 가격 올려
日 이달 2800개 식음료 가격 인상

산토리 ‘히비키 30년’
일본에서 이달부터 2800개 품목이 넘는 식품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산토리 위스키 등 주류 가격이 크게 오른다.

원재료 및 인건비, 물류비 상승에 따른 조치다.


일본 식음료업체 산토리는 4월 1일 출하분부터 자국산 프리미엄 위스키 5개 브랜드 19종 가격을 최대 125% 인상한다.

이 업체가 생산하는 ‘싱글 몰트 위스키 야마자키 12년’ 과 ‘하쿠슈 12년’ 700㎖ 한 병은 각각 기존 1만1000엔(약 9만8000원), 1만엔(약 8만7000원)에서 1만6500엔(약 14만7000원), 1만5000엔(약 13만원)으로 50% 인상된다.

연수 표시가 없는 ‘야마자키’와 ‘백주’는 4500엔(약 3만9000원)에서 7000엔(약 6만1000원)으로 56% 오른다.


프리미엄 위스키 제품 가격은 더 많이 뛴다.

‘히비키(響) 30년’ ‘야마자키(山崎) 25년’ ‘하쿠슈(白州) 25년’ 700㎖ 한 병 가격은 기존 16만엔(약 140만원)에서 36만엔(약 315만원)으로 125%나 오른다.


산토리는 수입 위스키와 와인 가격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에도 한 차례 일부 위스키 품목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산토리 측은 가격 인상 결정에 대해 “브랜드 가치 및 위스키 품질, 제조 능력 개선을 위한 설비 투자 등에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해외에서도 ‘재패니즈 위스키’ 인기가 높아진 데다 긴 시간이 소요되는 위스키 양조 특성상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산토리뿐 아니라 아사히 맥주도 1일 출하분부터 자국산 위스키 및 수입 양주 68개 품목 가격을 최대 62% 인상한다.


주류는 일본의 농림수산물중 효자 수출상품으로 꼽힌다.

재무부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산 위스키 수출액은 지난 2022년 560억엔으로 10년 새 22배나 늘었고, 수량 기준으로도 7배나 급증했다.

지난해 일본 농림수산품 수출액 상위 3개 품목중 1위가 알코올음료(1350억엔)였다.


한국도 일본산 위스키 주요 소비처로 떠올랐다.

한국 젊은 층이 탄산수와 토닉 등을 섞은 ‘하이볼’을 즐기면서 일본산 위스키 수입이 급증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한국의 일본 위스키류 누적 수입액은 526만달러로 전년 동기(224만달러) 대비 135%나 늘었다.

일본 위스키 시장은 거품 붕괴 이전인 1983년을 피크로 출하량 등 규모가 계속 축소되다 2008년 출시된 ‘하이볼’이 일본과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식료품 가격 인상 배경에는 원재료값과 인건비, 물류비 상승에 더해,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도 달러당 151엔 후반대까지 진행되고 있는 엔저현상이 수입 원재료 조달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일본이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임금인상을 현실화할 경우 경기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춘계노사 협상(춘투)에서 일본 기업들의 임금 인상률은 33년 내 최고 수준을 달성하고 있다.

다만 임금인상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어, 근로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에서는 경기 호황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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