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코스닥 상장"…비상장주식 사기 수법에 피해자들만 '속수무책'

【 앵커멘트 】
마치 곧 상장될 것처럼 속여 투자를 유인하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공문까지 조작해 투자자들을 속이는 등 수법이 나날이 지능화되고, 고도화되고 있는데요.
피해규모만 수억원대에 달하면서 피해자들은 속만 태우고 있습니다.
조문경 기자가 그 피해자들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최근 주식 투자를 시작한 A씨.

한 투자정보업체 메신저 오픈 채팅방에서 수소전문기업 H사의 비상장주식이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다며 공모주 투자 제안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A씨 / 비상장주식 피해자
- "처음에는 무서워서 안해봤다가, 그 종목을 보다 보니 수익이 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조금씩 넣어봤죠. 트레이더라는 분이 개인적으로 연락와서 추천을 받았던 게 비상장주식 H였어요."

실제 이달 초 A씨의 증권계좌에 비상장주식이 대체입고 됐고, 이를 확인한 A씨는 1천만 원 가량을 입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치밀하게 짜여진 덫이었습니다.

당장 다음 달 상장이라는 H사는 상장 계획이 전무했던 것.

액면가 100원의 H사 주식은 공모가 2만5천~3만 원으로 둔갑했습니다.

A씨는 투자정보업체가 상장하지 못하면 유명 증권사가 매입을 보증한다며 조작한 서류까지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A씨 / 비상장주식 피해자
- "주관사는 OO증권이고 4월 25일날 상장이 안 되면 OO증권에서 전량 매수하겠다고 계약서에 써있어서…기업공모가로 2만5천 원에 구입하면 상장은 6만원까지 갈 것이고 목표가는 280%의 수익률이 날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

한국거래소가 신규상장을 승인했다는 가짜 문건을 제공 받아 금전적인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도 있습니다.

▶ 인터뷰(☎) : B씨 / 비상장주식 피해자
- "한국 거래소에서 상장된다는 승인건을 보이시더라고요. 잘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허위라는 것을 못 느끼게…."

현재까지 해당 건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이들은 50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악된 피해 규모만 4억 원이 넘는데, 해당 채팅방에는 500명 가까이 참여하고 있어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 외에도 바이오와 배터리 기업 등의 비상장주식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온라인 상에 속속 눈에 띄고 있습니다.

문제는 피해가 전국적으로 퍼져있어 수사 당국에서 대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박지영 / 변호사
- "최대한 피해규모를 키우고 피해자를 모아서 수사 기관 한 군데에 집어넣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5억 이상일 때 특경법상 사기로 넘어가기 때문에 금액을 키워서 가면 수사기관도 면밀히 들여다볼 가능성이 높아져요."

▶ 스탠딩 : 조문경 / 기자
- "수법을 바꿔가며 비상장주식 사기 행각을 벌이는 투자정보업체에 피해자들은 속수무책 당하고 있습니다. "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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