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코리아 이어 케어링와치앤주얼리코리아도 유한책임회사로 전환…"외부 감사 피하려는 꼼수" 지적 잇따라

【 앵커멘트 】
새해에도 어김없이 명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가격 인상 뒤에는 회사 형태를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는 업계의 꼼수가 숨어있는데요.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연초마다 벌어지는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릴레이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에르메스를 시작으로, 롤렉스, 델보,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들이 하나같이 가격을 5~10% 올리고 나섰습니다.

매년 관행처럼 에르메스를 뒤따라 가격을 인상했던 샤넬과 루이비통 역시 조만간 이에 동참할 전망입니다.

명품업계는 가격 인상 단행은 원자재비·물류비 등 생산비용과 환율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줄곧 설명해 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명품은 오늘 사는 게 가장 저렴하다'는 심리를 조장해 수요를 부추기고, 브랜드 몸값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서용구 /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원가 상승 같은 이유는 명품 가격 인상을 정당화할 수 없고…가격 인상을 통해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수요를 증가시키는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한다고 봅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최근 보테가베네타코리아, 발렌시아가코리아, 부쉐론 등 쥬얼리를 담당하는 케어링와치앤주얼리코리아등 명품 브랜드들이 회사 형태를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습니다.

유한책임회사는 각종 공시와 외부 감사 의무를 지지 않는 비교적 자유로운 형태의 회사입니다.

▶ 인터뷰(☎) : 권재열 /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유한책임회사는 주식회사나 유한회사와 달리 외부감사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시장으로부터 자유로운 측면이 큽니다."

본래 벤처기업들의 경영을 자유롭게 하고 감사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2020년 구찌코리아를 시작으로 명품 기업들이 이를 꼼수로 활용하고 있는 겁니다.

한 명품업계 관계자 역시 업계의 유한책임회사 전환의 주요 원인은 공시 및 외부 감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수익성 악화를 들어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막상 이를 증명해 줄 재무 상태를 투명하게 밝히는 것을 꺼리는 겁니다.

명품 기업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개하게 되면 이는 가격 인상의 적정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하기에 공개를 회피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명품 시장이 확대된 만큼 '유한책임회사'라는 제도 뒤에 숨은 꼼수보다 올바른 시장 가격 형성이 중요해보입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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