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사면초가에 빠졌다…적자 '눈덩이'에 상장 철회로 '전전긍긍'

【 앵커멘트 】
새벽배송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컬리'가 결국 기업공개를 철회했습니다.
얼어붙은 투자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 속 내린 결정인데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컬리의 적자 폭도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구민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새벽배송업계의 선두 주자 컬리가 기업공개(IPO)를 연기하자 시장은 충격에 빠진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8월 이커머스 업계에서 처음으로 국내 유가증권 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지만, 공모 마감 기간을 한 달 앞두고 결국 물러선 겁니다.

컬리는 지난해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당시만 해도 4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최근 투자 시장 상황이 나빠지며 장외 기업 가치가 1조 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2019년 1천13억 원에서 2021년 2천177억 원으로 많이 늘어난 영업이익 적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컬리의 적자 폭 증가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이라는 주력 사업 구조 자체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신선식품은 비식품 대비 객단가가 낮고 폐기율이 높습니다.

거기다 최근에는 물류비 상승 여파와 함께 배송 인건비가 더 늘어나 새벽배송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해졌습니다.

이에 롯데온과 GS리테일 같은 경쟁사들은 비용 증가를 견디지 못하고 줄줄이 철수한 상황입니다.

식품 위주의 채널이었던 컬리는 지난해 말 '뷰티 컬리'를 오픈하는 등 '종합몰' 형태로의 탈바꿈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리한 몸집 키우기가 적자를 불러온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일각에서 적자에 자본잠식마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컬리측은 아직 건재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 인터뷰(☎) : 컬리 관계자
- "컬리는 프리IPO를 통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고 현재도 보유 현금이 충분한 상태…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컬리가 당장 쓸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신사업 결과만 긍정적이라면 신규 투자 유치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유정현 / 대신증권 연구위원
- "지난해 시작한 신규 사업들의 성공 여부에 따라 올해 신규 투자를 추가로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이로써 국내 이커머스 상장 1호는 지난달 말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승인받은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마켓이 유력해졌습니다.

컬리의 상장 철회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상장 경쟁 판도가 뒤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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