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2008년 이후 최악 마감…S&P 19%↓·나스닥 33%↓

2022년 미국 뉴욕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3.55포인트(0.22%) 내린 33,147.25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78포인트(0.25%) 떨어진 3,839.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60포인트(0.11%) 하락한 10,466.48에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연말에도 '산타 랠리' 없이 추락하던 뉴욕증시는 전날 '반짝'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우울한 한 해를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년간 다우 지수가 8.8% 내려가 가장 선방했고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9.4%, 33.1% 급락해 약세장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을 의미하는 약세장에 진입한 뒤로 이날까지 140 거래일 연속 약세장에 머물러 2001년 이후 최장기 기록을 세웠습니다.

올해 나스닥 지수는 3월 7일부터 108 거래일간 약세장에 머물다 8월 10일 탈출에 성공했으나, 10월 11일 2차 약세장에 진입해 이날까지 57 거래일간 베어마켓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9월 26일 약세장에 들어섰던 다우 지수는 45 거래일 만인 11월 30일 강세장으로 전환했습니다.

분기별로는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가 나란히 1∼3분기 연속 하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반면, 나스닥 지수는 4분기까지 마이너스를 찍었다. 나스닥이 4개 분기 연속 하락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라고 CNBC 방송이 전했습니다.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연준은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포함해 불과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4%포인트 이상 끌어올려 투자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이 때문에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와 성장주들의 낙폭이 올해 유난히 컸습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에 따른 잡음까지 불거져 나온 탓에 65% 급락,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을 찍었습니다.

새해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중단될 것이 유력하지만 언제까지, 얼마나 더 올리느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어 증시 앞날이 불투명합니다.

UBS파이낸셜의 아트 캐신은 CNBC에 "험난한 1분기를 보낸 뒤 연준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러한 분위기가 좀 더 오래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둔화하는 추세이고,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만큼 연준이 내년 중 금리 인하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경기침체의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고,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아직 증시가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 길금희 기자 / golde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