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운용사 희비 엇갈린 성적표…미래에셋 '웃고' KB '울고'

【 앵커멘트 】
올해 퇴직연금 사전운용지정제도, 디폴트옵션 적격상품 승인에서 운용사들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는데요.
100개가 넘는 적격상품을 승인 받은 운용사가 나온 가운데, 10개의 상품도 승인 받지 못한 곳도 등장했습니다.
조문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1월 1차 승인에 이어 최근 완료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격상품의 2차 승인.

이로써 올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격상품 승인이 모두 끝났습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란, 가입자의 운용 지시가 없으면 사전에 지정된 방식으로 퇴직연금을 자동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렇게 운용하기 적합한 상품을 심의한 결과,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에 포함된 운용사별 성적표는 희비가 교차한 모습입니다.

판매사 상품 포트폴리오 편입 기준으로 가장 많은 상품을 승인 받은 운용사는 130개에 달하는 상품을 승인 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차지했습니다.

삼성과 한화자산운용이 1차와 2차를 합해 각각 38개, 37개의상품을 승인 받으며 뒤를 이었고, 키움투자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각각 총 27개, 25개를 승인 받았습니다.

이어 KB와 NH아문디자산운용은 각각 24개, 22개의 상품이 승인됐고, 신영자산운용은 승인 상품 개수가 가장 적은 4개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KB자산운용의 상품이 KB은행과 증권 등 자사 계열사에 40% 가량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로 비슷한 상품 개수를 승인받은 한투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은 승인 상품의 각각 24%, 27%가 자사 계열사 포트폴리오에 편입됐으나, KB는 40%가 넘는 상품이 자사 계열사에 포함됐습니다.

KB자산운용이 자사를 제외하고 타사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상품은 14개뿐입니다.

특히 오늘(26일) 기준 퇴직연금 상품 TDF의 운용규모가 승인 상품 개수로 3위를 차지한 한화자산이 840억 원, 6위를 차지한 KB자산이 7천644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이번 승인에서 운용규모에 비해 한화가 좋은 성적표를 받은 겁니다.

▶ 인터뷰(☎) : 홍기훈 /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 "전통적으로 잘하는 자산운용사라고 생각했던 회사들이 생각보다 운용의 퀄리티가 차별성이 많지 않았던 거예요. 중소형사들이 해볼 만한 게임이 된 거죠. 운용적인 측면에서 차별화를 하는 게 중요한데요. 현실적으로 그럴 수가 없어요. 이게 제로섬 게임이다보니까…."

운용사들이 조금 더 마음 놓고 운용할 수 있는 위탁 운용 시장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투자에 대한 사후적인 책임을 너무 크게 물다보니 운용사별로 전략이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런 상황이 중소형사들에게는 시장 점유 확대를 위한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 선정에 있어 운용사들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가운데, 운용사들의 상품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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