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진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향후 10년에 걸쳐 부동산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전기차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가 주택 가격 안정 차원에서 자국 부동산 산업을 억제하고 나선 가운데 주력인 부동산 사업의 명맥만 유지한 채 사실상 전기차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상으로 평가됩니다.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22일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이날 밤 쉬자인(許家印) 헝다 회장이 회사 내부 회의에서 부동산 사업 축소를 골자로 한 회사 사업 재편 방향을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쉬 회장은 부동산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이라면서 작년 7천억 위안(약 129조 원)이던 부동산 사업 매출이 10년 이내에 2천억 위안(약 36조9천억원) 수준으로 7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쉬 회장의 이번 발언은 헝다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회사인 헝다차를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을 시사합니다.

쉬 회장은 향후 완공된 부동산 상품만을 파는 '후분양'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부동산 업계는 한국처럼 완공 전 상품을 분양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헝다가 자금 회전에 불리한 후분양 방식으로 전환한 것은 파산 위기가 불거진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헝다의 선분양 주택을 사려는 고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라 풀이됩니다.

헝다는 23일 지급 유예기간 종료를 앞둔 지난 21일 8천350만 달러(약 985억 원)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가까스로 상환하면서 일단 공식 디폴트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그러나 빚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헝다의 유동성 위기는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 윤형섭 기자 / yhs931@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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