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제를 통한 지급액이 크면 근로 의욕이 저하될 수 있다고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휘도 임번스 스탠퍼드대 교수(58·사진)가 지적했다.


임번스 교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호명된 직후인 11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주최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본소득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기본소득제는 근로 요건과 무관한 소득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일자리를 찾는 동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하지만 실제 이런 (경제학적) 실험은 매우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임번스 교수는 이에 복권 당첨이 일자리에 미치는 연구를 대신 설명말했다.

그는 매사추세츠주에서 복권에 당첨된 500명을 분석한 '노동 공급·소득·저축·소비에 대한 불로소득의 영향'이라는 논문을 1999년 발표한 바 있다.

임번스 교수는 당시 논문에서 "20년간 연간 1만5000달러를 받는 것은 노동 공급이나 수입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하지만 훨씬 더 큰 상금인 연간 8만달러를 받게 되면 노동 참여는 물론 노동 시간을 감소시켰다"고 분석했다.


반면 복권에 당첨되기 전 소득이 전혀 없던 사람들은 소액 상금을 받은 뒤 구직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임번스 교수는 이날 "복권 당첨은 노동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했다"며 "다만 전체를 놓고 볼 때 노동 시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정책에 입안된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네덜란드에서 징병제가 개인소득에 미치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군 복무를 한 사람들이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복무 뒤 10년간 소득이 평균 5%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 복무가 개개인에게 증세 효과를 준다는 대목이다.


또 다른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 교수(64)는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다양한 사고방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카드 교수는 1990년대 초 뉴저지주와 펜실베이니아주 비교 연구를 통해 임금이 오르면 실업률이 오른다는 기존 경제학 이론과 달리 최저임금 상승이 항상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론을 정립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에서 도출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반드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점이 아니라, 임금이 어떻게 책정되는지에 관해 다른 사고방식에도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1980년대 쿠바 이민자들이 몰려온 플로리다 노동시장을 분석해 이민자들이 기존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는 이론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토박이 노동자들의 소득이 이민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번 노벨경제학상 선정 과정에서 경제학과 같은 사회과학 분야에서 자연과학에서처럼 실험을 통한 인과관계에 관한 연구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노벨위원회는 "경제학 분야의 경험적 연구 방법론을 완전히 새로 썼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노동경제학 전문가인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상황에서 정책의 인과관계를 뽑아냈기에 이들의 연구 기법을 자연실험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 서울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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