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미훈련에 '엄청난 안보위기' 경고 담화…통신 이틀째 불통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왼쪽)ㆍ김여정 당 부부장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 개시에 연이틀 반발하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오늘(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이 반전의 기회를 외면하고 어제부터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여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잘못된 선택으로 해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남관계 개선의 기회를 제 손으로 날려 보내고 우리의 선의에 적대행위로 대답한 대가에 대해 똑바로 알게 해줘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남측은) 평화와 신뢰라는 것이 한갓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 보였다"며 "기회를 앞에 놓고도 남조선 당국이 명백한 자기들의 선택을 온 세상에 알린 이상 우리도 이제는 그에 맞는 더 명백한 결심을 내려야 한다"고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남측에 돌렸습니다.

또 앞서 1일 김여정 당 부부장 명의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한 담화가 '당 중앙위원회 위임'에 따른 것이었다며 "남조선 당국에 분명한 선택의 기회를 주었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남조선과 미국이 변함없이 우리 국가와의 대결을 선택한 이상 우리도 다른 선택이란 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미국을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전날에도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 개시일에 맞춰 김여정 당 부부장 명의로 '위임 담화'를 내놨습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남측 당국자들을 향해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난하고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김영철 부장의 담화는 '대가', '안보 위기' 등을 운운하면서 한층 경고 발언 수위를 올렸습니다.

두 담화 모두 구체적인 북한의 대응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조만간 행동으로 불만을 드러낼 가능성은 큽니다.

이미 북한은 전날 오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을 통한 정기통화에 응하지 않았으며, 이날 오전에도 무응답을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27일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이후 14일 만에 다시 불통 상황을 맞은 셈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9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통신을 13개월간 일방적으로 단절한 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연락 두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일부 공식 맞상대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나 금강산국제관광국 등 남북 교류 기구들을 폐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앞서 3월 한미연합훈련 당시 담화를 내고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파기와 조평통 정리, 금강산국제관광국 등 남북 협력·교류 기구 폐지 등을 거론한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추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등으로 무력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북한은 2019년 8월 6일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 2일 차 때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바 있습니다.

[ 유나겸 인턴기자 / optimusyu@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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