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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의 제전" 우려속 열린 도쿄올림픽…中이 열렬히 지지하는 속내는
기사입력 2021-08-0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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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일 톺아보기'는 한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이슈들을 살펴보는 연재 코너입니다.

23일 도쿄 올림픽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103번째로 입장하고 있다.

기수는 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맨앞줄좌측)과 남자 수영대표 황선우(맨앞줄우측)가 맡았다.

[사진=한주형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도쿄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개막했다.

이미 바이러스로 인한 대회 연기에 이어 사실상 전 경기 무관중 진행이라는 올림픽 초유의 기록을 세운 상태다.

스가 일본 총리는 개막식 전날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지만, 연일 수천명씩 확진자가 쏟아지고 선수촌 확진자도 속출하는 상황은 아무래도 위태로워 보인다.

때문에 이번 올림픽은 일본 내에서도 기록, 성적보다도 무탈하게 대회를 마칠 수 있을까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전에 대한 우려는 개막을 며칠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8일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조사에서 반수가 넘는 55%의 응답자들이 여전히 개최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가 총리가 반복해 강조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 실현"에 대해서는 68%가 "가능하지 않다"고 답해 역시 부정적이었다.

한 도쿄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이달 초 "더딘 백신 접종과 허점투성이 방역에도 경기를 자정까지 치르려 한다" 며 "망국의 제전은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심지어 23일 개막식이 열리는 순간에도 경기장 밖에선 일부 시민들에 의해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 같은 우려와 반대를 딛고 대회는 시작됐고 전 세계 205개국과 난민팀을 합쳐 총 206개 팀에서 참가한 1만여 명의 선수들이 33개 종목에서 총339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벌이게 됐다.


개막 전부터 쏟아진 끝없는 루머와 잡음

1988년 출시된 애니메이션 `아키라`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연기와 취소를 예언하고 있다는 루머가 퍼지며 화제가 됐다.

[사진=트위터 캡처]

여러 논란에 휩싸였던 이번 올림픽은 지난해 초 연기론이 나올 무렵부터 루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1988년 출시된 일본 애니메이션 '아키라'가 2020년 도쿄올림픽의 상황을 예언했다는 설도 그중 하나다.

이 33년 전 애니메이션이 그리고 있는 전염병의 유행과 올림픽의 중지, 그리고 '코로나'라는 명칭 등 몇가지 요소가 현실과 우연히 일치해 일본 내 에서 화제가 됐다.


'아키라'에서 권력자들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대회를 강행하려 하고 국가의 위신이 걸린 행사지만 국민의 참여는 매우 저조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현실과 달리 애니메이션에서는 도쿄올림픽 스타디움이 붕괴되면서 결국 대회는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여론의 호응도 관객도 없이 경기가 치러지는 현재의 모습은 애니메이션 속 장면과 묘하게 겹쳐 보인다고 지적 되기도 했다.


대한체육회 급식지원센터 조리사들이 도시락을 준비하는 모습. 한국 선수단이 후쿠시마산 식재료가 들어가는 음식 대신 자체 도시락을 준비하자 일본 일각에서 불만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와 별개의 스캔들과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올림픽 조직위원장이던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지난 2월 회의 석상에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는 여성 멸시 발언이 논란이 된 후 "없는 얘기하진 않았다"며 버티다 결국 사임했다.

모리 전 총리에 이어 여성의원 하시모토 세이코 참의원 의원이 바통을 넘겨받았지만, 수년 전 술에 취한 채 남자 스케이트 선수에게 강제로 키스하는 사진이 퍼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이로부터 한 달 뒤에는 올림픽 개·폐회식 총책임자가 개회식을 여성 방송인의 외모를 비하하며 연출하려던 일이 빌미가 돼 사임했다.


이달 19일에는 개회식 음악감독이 20년 전 학교폭력을 행사했던 과거를 떠벌렸던 일로 물러난 데 이어, 개막 바로 전날엔 개회식 연출 담당자가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희화했던 일이 드러나 해임됐다.

이를 두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워싱턴 포스트(WP)등 외신은 코로나 확산에 관계자들의 각종 스캔들이 더해지며 '다양성 속 통합' 이라는 도쿄올림픽의 슬로건이 무색해졌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외에 선수촌 아파트의 시설 미비와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사용한 식단을 둘러싼 논란도 발생했다.


하계대회 강한 중국, 도쿄올림픽 치켜세우며 최대 규모 선수단 파견

중국은 2000년대 이후 하계 올림픽 종합순위에서 모두 3위 이내에 들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동계 올림픽에서는 존재감이 없었다.

[그래픽 =조보라]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 5월 IOC 토마스 바흐 회장과의 회담에서 도쿄올림픽 개최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일본에 자국산 코로나 백신을 무료로 제공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개막 5일 전 중국 선수단 간부는 "대회를 위해 일본 측이 들인 간고한 노력에 감사한다"며 선수들이 선수촌의 위생과 식사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에서는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염두에 둔 계산된 행동이라고는 해도 반일 감정이 강한 나라인 중국의 지도자와 선수단의 이 같은 태도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적어도 메달 순위 3위 이내를 목표로 하는 중국은 역대 해외 스포츠 행사 인원 규모 중 최대인 777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중국은 그동안 하계올림픽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여기에 개최지와의 지리적 인접성, 확진으로 인한 기권 선수의 발생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중국이 목표를 달성할 확률은 상당히 높다.


중국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대부분의 종목에 약세를 보이며 뚜렷한 존재감을 보인 적이 없다.

아이스하키의 경우 시 주석이 2014년 러시아 소치올림픽에 직접 참석했을 당시 "동계스포츠 중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종목이다.

하지만 내년 베이징에서 중국이 미국, 캐나다 등 아이스하키 강국들에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올림픽에서 중국팀이 미국, 캐나다 팀 등 아이스하키 강호에 참패해 '악몽'에 시달릴 거라고 예상했다.

이렇다보니 홈 어드밴티지를 감안하더라도 중국이 내년 베이징 보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中, 메달 무더기 획득해 창당 100주년 선전 노려…日과 국익 일치

퓨리서치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세계인들의 반감이 최근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본인들의 반감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래픽=조보라]

현재 중국은 코로나19 책임론 등으로 촉발된 전 세계적 반중 감정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이에 중국 지도부는 자국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한편, 체제의 우수성과 성과를 대내외에 선전하고 싶어한다.


올림픽에서 중국 선수단의 빛나는 성적은 이 목적에 부합하고 인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할 뿐 아니라 올해 창당 100주년을 맞은 공산당에 뜻깊은 기념 선물이 된다.

따라서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중국 지도부에게 자국에서 개최하는 내년 대회만큼이나 올해 대회도 중요하다.

하계올림픽은 동계올림픽에 비해 월등히 규모가 크고 참가국 수도 많아 훨씬 상징적이기도 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과거사와 영토 문제 등으로 일본과 오랫동안 대립해 왔다.

또한 일본은 현재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자 전략 축으로, 중국 견제의 최전선에 서 있다.

근래 중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여전히 일본은 중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 1순위다.

한편 일본의 반중 감정은 한국 이상으로, 일본 국민들이 중국에 대해 갖는 호감도는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 사이에는 긴장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반년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중국은 도쿄올림픽의 원활한 개최를 누구보다 원하는 기색이다.

정치 경제적으로 첨예하게 맞서온 양국의 국익이 올림픽을 계기로 드물게 일치하게 된 셈이다.


6개월 남은 베이징올림픽…中시진핑 목적 이룰 수 있을까

지난달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시민들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2022 베이징 올림픽의 보이콧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베이징올림픽은 내년 2월 예정돼 있다.

도쿄올림픽 반년 후다.

IOC는 부정하지만 올림픽은 매우 정치적인 행사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도 지적했듯이 올림픽과 정치가 절대 별개일 수 없다는 건 근대 올림픽 120년의 역사가 방증해 준다.

일본이 재해부흥의 상징으로 삼으려다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를 받는 도쿄올림픽과 더불어, 내년 베이징올림픽은 정치적 성격이 유독 선명하다.


예정대로라면 중국은 내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직후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를 맞이한다.

이미 개헌으로 2연임 제한을 없앤 시 주석은 이때 공산당 총서기로서 기존의 규정을 깨고 3번째 임기를 맞이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 주석은 올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고, 내년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치러 자신에 대한 지지세가 한껏 고조된 상태에서 임기를 시작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화두는 주로 신장위구르와 홍콩의 인권 문제다.

이달 들어 유럽의회와 영국하원은 인권 유린을 이유로 베이징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하는 결의안을 차례로 통과시켰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아직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진 않다.

하지만 지난달 상원에서 외교적 보이콧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이미 통과된 데다, 내년에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중국 압박에 가세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으로서는 중국이 도쿄올림픽을 전폭 지지해준 상황에서 내년 올림픽에 어깃장을 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미국과 영국 주도로 위구르 탄압 혐의를 받는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에 대한 제재 발의에 G7 중 일본만이 유일하게 동참하지 않았다.


올림픽 헌장은 차별에 반대하고 세계 평화와 인권을 옹호한다.

하지만 돈의 논리에 매몰돼 있다고 비판 받아온 IOC가 중국에 인권문제를 거론할 거라 기대하긴 어렵다.

13년 전 중국 지도부는 티베트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이콧 압력에 허울뿐인 약속을 하며 올림픽을 치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내년 시 주석의 중국은 과연 원하는 정치적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도쿄 올림픽이 막 시작된 지금 베이징에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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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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