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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충격 속 'made in Korea'가 살아남으려면
기사입력 2021-07-2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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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탄소국경세'인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가 2023년부터 도입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 기후변화 및 환경관련 용어와 기술적인 설명이 넘쳐났다.

기업과 정부는 다양한 활동을 잇따라 공표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작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을지 모른다.

그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은 이제부터다.

더 이상은 지켜보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새로운 '무역 장벽'이 될 탄소국경세, 한국은 얼마나 준비돼 있나

탄소국경세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에서 적은 국가로 상품·서비스를 수출할 때 적용되는 무역 관세다.

EU는 1차적으로 전기·시멘트·비료·철강·알루미늄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제품에 탄소국경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당장 수출이 많은 우리 기업들은 그 추가비용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에 당면하게 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 7월 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국경세 도입에 따라 연간 약 1조200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비용은 한국-유럽간 탄소거래가격 차이에 따라 급증하게 된다.

탄소 국경세가 2026년에 전면 도입되면 그 충격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EU가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할 때마다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취했던 미국마저도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함께 파리협정에 재가입했다.

이제는 탄소국경세 도입에 관하여 EU와 합세하는 분위기이다.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정부는 2020년 말, 파리협정의 이행 차원에서 2017년 탄소 배출량 대비 24.4% 감축을 최종목표로 발표하고, 배출량 감축 목표달성을 위해 친환경 산업과 재생에너지 활성화 방안 등 여러 정책들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6월에 출범한 21대 국회가 내놓은 ESG관련 법안 총 115건 중 환경관련 법안은 57건이나 된다.


가장 시급한 것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활성화다.

국내에서부터 탄소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되어야 EU의 탄소국경세를 피해 갈 방편이 생기기 때문이다.

탄소배출권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는 개별 기업이 발생시키는 초과 및 잉여 배출량이 탄소국경세의 증가율에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민간 차원에서 적극적인 노력으로 최소한의 배출 허용량에 맞춰 생산활동을 유지하고, 시장제도에 맞춰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된다면 탄소국경세와 같은 관세장벽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갈 길은 멀다.

EU, 미국과 일본 등 선진 국가들에서는 이미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어느 정도 활성화되어 있는데 반해 한국은 올해 들어서야 증권사, 국책은행 및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관련 활동이 시작됐다.

그간 정부의 무상할당과 규제 중심 운영으로 인해 가격탄력성 및 공급량이 미진했던 한계도 개선이 필요하다.


◆기업과 정부가 머리 맞대야 녹색 경제의 격랑 넘을 수 있다

가장 빠르게 우리 사회가 녹색경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비법은 무엇일까. 시장의 자율성을 보장함으로써 기업이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을 경영활동에 접목시킬 탄소 및 녹색경제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크다.

생산단계에서 탄소배출량 공시제도와 감축 의무화를 통해 관리·감독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기업이 ESG 전략의 일환으로 마케팅이나 데이터 활용의 영역에서 탄소배출권과 같은 시장 메커니즘과 인센티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SK그룹을 포함하여 여러 국내외 기업들이 RE100 (renewable energy 100: 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목표)을 선포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시설을 구축하는데 더 주력해야 한다.

특히 낙후된 빌딩, 공공설비, 충전소 등의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녹색 소비'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스스로의 라이프 스타일을 관찰함으로써 탄소배출이 언제, 어떤 생활범주에서 얼마나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감축시킬 수 있는지를 시각화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 한다.

동시에 데이터 정보를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아이디어와 혁신을 촉진하고 제품의 마케팅에 연결시켜야 한다.

크게 보면, 기업 전반의 가치사슬에 녹색경제 패러다임을 유기적으로 융합해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녹색 소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례로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를 꼽을 수 있다.

"오래 입지 않을 거면 사지 말라." 파타고니아가 이 한 줄의 슬로건으로 소비자들을 녹색 소비에 동참시켰듯이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생활 속에서 녹색경제 패러다임을 맛볼 수 있는 계기들을 마련해야 한다.


구글, 넷플릭스와 같은 IT서비스 및 콘텐츠 기업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좋은 영향을 끼치려는 활동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메일을 보내는데 소모되는 탄소배출량과 미디어 콘텐츠, SNS 사용 등 개인의 활동에 따른 탄소배출량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이, 콘텐츠 제작이나 이메일 등 모바일과 컴퓨터 기기를 통한 소비자의 생산활동은 기업의 가치사슬과 직접 맞물려 있기 때문에 디지털 소비자들의 친환경적인 라이프 스타일은 IT기업의 탄소발자국과 직결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 및 사회구성원 전체가 기업의 탄소배출량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올해 다양한 환경관련 법과 제도들이 만들어지면서 기업의 경영활동을 압박하고 있다.

국내 규제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과 수출도 탄소국경세 도입과 같은 무역장벽으로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고 있다.

녹색경제 시대에 효과적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은 녹색 소비와 시장의 메커니즘을 활성화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소비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앞장서서 관련 제반 시설 및 교육을 제공하고, 비규제적인 인센티브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기업 또한 시장이 형성되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창출하는 전략을 탐색하면서 소비자들과 함께 패러다임 전환의 길로 나서야 한다.


[이연우 법무법인 태평양 ESG랩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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