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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공정위원장 "온라인 플랫폼 갑을관계 개선 위해 총력"
기사입력 2021-03-0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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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김대영 경제부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한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공정위는 시장경제의 정원사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충우 기자]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온라인 갑을관계법으로 기존의 법과 중복된 부분이 없습니다.

오히려 방송통신위원회를 위한 의원입법안이 기존의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률과 중복된 겁니다.

"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 관할을 놓고 논란이 과열되는 가운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된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공정거래법과 약관법, 표시광고법 등 공정위의 소관 법률과 중복된 입법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조 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한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방통위에 온라인 플랫폼 규제 권한을 부여하는 이 법안을 두고 "기존의 공정위 소관 법률을 가져가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정위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동안 "공정위 법안이 정부의 단일한 합의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던 것과 비교하면 대응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그가 이례적인 강경 발언을 꺼낸 것은 정부 절차를 거쳐서 국회에 제출한 법안이 다른 행정부처의 반대로 교착되었기 때문이다.

공정위·정무위는 외국 경쟁당국과 마찬가지로 플랫폼의 불공정·소비자 문제는 기존의 소비자·공정거래 법률에 따라 규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방통위·과방위는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에 전문성이 있는 자신들이 규제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가 지난달 두 차례 회의를 열어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성과는 없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둔 사안은.
▷2020년부터 디지털 경제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필요성이 생각보다 더 커졌다.

문제는 공정위 법이 오프라인 갑을 문제 규율에 맞춰져 있어 온라인 환경에 대응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온플법 제정안을 추진하고,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해 규율 사각지대 해소에 나섰다.


―플랫폼 규제 관할 마찰이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단일한 합의안'이라고만 대응했는데, 이제는 말해야겠다.

온플법은 기존 법과 중복이 없다.

오히려 방통위를 위한 의원입법안이 기존에 공정위가 다루던 공정거래법, 약관법, 표시광고법과 중복된다.

공정위안은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법제처·차관회의·국무회의까지 모두 통과한 법으로, 중복입법이 아니라는 점이 이미 확인됐다.

정부에서는 일관된 목소리로 공정위안이 단일안이라고 하는데도 기존 공정위 소관 법률을 가져가서 사실상 방통위가 공정위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다.


―어떤 이유에서 중복입법이 아닌가.
▷방통위는 자신들 소관인 전기통신사업자법과 온플법이 중복 규제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방송통신 기간사업자에 대해 서비스를 제대로 하라는 '역무'에 관한 법이다.

온플법은 갑을 간의 거래 관계에 관한 법이다.

오픈마켓 업체와 입점한 업체와의 관계를 규율한다.

디지털 갑을 관계에 관한 기본 규범이며, 중소 입점 업체 180만개를 보호하기 위해 신속한 입법이 필요하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법안 취지와 내용, 조속한 입법 필요성 등을 적극 설명해 나갈 생각이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핵심은.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갑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거래의 기본이 되는 시장 규칙을 마련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계약 관행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공정위는 처음부터 법 위반이 발생하기 어렵게 만들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계약서를 쓰도록 했다.

계약을 체결할 때 상품 정보, 노출 순서 결정 기준 등 중요한 거래 조건을 명시하게 하되 내용과 방식은 업계 특성과 변화를 반영할 수 있게 했다.

계약서를 종이로 수천 장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다른 갑을 관계 법과 달리 온라인 약관 동의 방식을 통해 보다 간편하게 작성할 수 있다.


―기업 옥죄기란 비판도 나온다.


▷업계를 옥죄겠다는 것이 아니라 거대 플랫폼 기업과 입점 업체가 상생할 시스템을 만들자는 거다.

되도록 공정위는 개입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혁신 생태계를 가꿀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대표적으로 온플법에는 다른 공정거래 관련법과 달리 형벌 규정이 거의 없다.

대부분 과징금 규정이며 시정명령을 불이행하거나 입점 업체에 보복하는 경우만 고발 조치를 하는 구조다.

당사자 간 자발적 분쟁 해결을 돕는 표준계약서, 공정거래협약, 분쟁조정협의회 등 제도적 장치도 도입했다.


―국내 기업 역차별 우려는.
▷역대 가장 큰 과징금이 나왔던 퀄컴 사건도 한국 기업이 아니라 외국 기업이 대상이었다.

경쟁법은 세계적으로 역외 적용이 글로벌 스탠더드다.

당연히 해외 기업에도 적용하는 것이고, 역차별은 없다.

해외 경쟁 당국도 모두 같은 기준을 공유한다.

만약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이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등과 관련해 공정위가 법을 집행하게 되더라도 해외에서 문제를 제기할 일은 없을 것이다.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의 핵심은.
▷시장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일상생활에서 빈번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구제하는 데 역점을 뒀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거래 과정에서 수행하는 현실적인 역할에 따라 일정 요건 아래 연대책임을 부담하게 해 소비자 권익을 보다 두껍게 보호했다.

플랫폼 업체는 단순 중개만 하는 게 아니라 청약을 접수하거나 대금을 수령하고 배송을 하는 등 여러 역할을 한다.

이에 현실과 책임의 괴리를 없애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개정으로 피해 구제가 제대로 이뤄질수록 소비자가 안심하고 거래를 할 수 있게 되고 관련 산업도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


―올해 들여다보는 불공정 유형은.
▷모바일 생태계의 관문인 앱마켓 영역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불공정 이슈가 대두되고 있는 시장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잇는 O2O(Online to Offline) 등 플랫폼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새로운 양상의 경쟁제한 행태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으로 규제가 크게 강화됐다.


▷40년 만의 전면 개정으로 시대의 요구에 걸맞은 변화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기업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가 강화됐는데, 규제 기업 수가 210곳에서 598곳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규율 대상이 늘어나는 만큼 제도의 효과적 운용을 위해 국세청과 과세정보 공유 등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 위축을 우려한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공정위는 내부거래가 아니라 '부당한 내부거래'를 막는다.

기존에 공정위가 제재한 일감 몰아주기 내용을 보면 김치, 와인, 호텔, 골프장 등 기업의 가치와 별 관계없는 영역에서 부당한 내부거래가 이뤄졌다.

기업집단국 신설 후 처리된 사건의 부당 지원금액이 약 1785억원이다.

부당 내부거래가 없었다면 지원 주체 기업에는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이다.

재계에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만큼 시행령 등 하위 법령 개정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장을 적극 마련할 계획이다.


―'재계 저승사자' 기업집단국이 출범 4년 차다.

상설 조직화가 필요한가.
▷우리 경제에서 기업집단 비중과 중요도를 볼 때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지난해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 통과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상설 조직화에서 더 나아가 조직을 강화할 필요성도 있다.


공정위가 경제검찰? 시장경제 정원 가꾸고 경쟁 촉진하는 정원사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위를 이끄는 철학은.
▷나는 경제검찰이나 기업 저승사자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취임 초부터 강조해 온 '시장경제의 정원사'가 되고 싶다.

우리 경제를 하나의 정원으로 보고, 정원의 공정한 질서를 확립하면서 경쟁 저해를 막는 게 공정위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정원의 꽃인 경쟁을 잘 가꿔서 새로운 기업의 진입을 촉진하고,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승차공유 '타다'처럼 기존 산업에 의해 혁신이 꺾이기도 하는데.
▷타다 문제에 대해 공정위 나름의 생각은 있었지만, 국회 의견을 존중했다.

혁신의 중요성, 소비자 후생의 중요성, 그리고 취약계층·소외계층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타다는 혁신 사업이었지만, 오프라인에서 아직 온라인으로 전환하지 못한 취약계층을 배려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최근 화장품 회사들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가맹점보다 싼 가격에 직접 물건을 판매한다.

온라인으로 옮겨 가는 큰 흐름은 이해한다.

하지만 본사가 가맹점에 정보를 공개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플랫폼 산업의 승자 독식은 어쩔 수 없지 않나.
▷승자가 발생하고 시장 1위로 올라서는 것을 공정위가 잡아내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승자가 되고 난 이후에 그 지위를 이용해 본인들 독점력을 지속하기 위한 부당한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산업에 들어갈 때 독점력을 앞세우는 경우다.


―정보 독점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앞으로 정보자산을 이용한 독점력 전이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지난해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기업결합심사 신고 기준에 '거래금액' 항목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정보자산을 보유한 잠재력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부당하게 경쟁자를 제거하는 행위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조성욱 위원장은 … △1964년 충북 청주 출생 △청주여고 △서울대 경제학 학사·석사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1994~1997년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과 조교수 △1999~2009년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자문위원 △2005년~ 서울대 경영대 교수 △2010년~ 한국금융정보학회 이사·회장·명예회장 △2019년 9월~ 공정거래위원장
[정리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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