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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선넘은 LH…퇴직자에 수백억 일감 몰아줘
기사입력 2021-03-0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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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불감증 빠진 LH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8일 경기 시흥시 과림동에 LH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주형 기자]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도를 넘은 '전관예우' 관행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LH 퇴직자들이 민간 건축사사무소에 '낙하산'으로 재취업하고, 수의계약을 통해 LH로부터 수주를 몰아 받고 있는 것이다.

LH 고위직 출신이 만든 신생 A회사는 설립된 지 두 달 만에 수십억 원대 수의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LH의 만연한 도덕불감증이 '시흥 땅 투기 의혹'에서처럼 내부정보로 투기를 전혀 거리낌 없이 저지른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8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건축설계공모 및 건설관리 용역 사업 수주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LH의 용역 사업 수주액 상위 20개사 중 11개사가 LH 출신이 대표로 있거나 고위직에 자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LH는 총 2252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들 11개사가 949억원(42.1%)의 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LH와 수의계약을 통해 가장 많은 수주액(173억2060만원)을 올린 B사는 옛 대한주택공사 출신이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고, LH 처장 출신도 파트너로 합류해 있다.

지난해 LH 수주액 상위 2위인 C사는 공동대표 3명이 모두 LH 전신인 대한주택공사 출신이다.

임직원의 이력이 공개되지 않은 업체까지 포함하면 업계에서는 수주액 상위 30개사 중 90% 이상이 LH 출신을 영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축사 업계에서도 LH의 전관예우 관행에 대한 하소연을 내놓고 있다.

일부 중소 건축사사무소에서는 LH 출신을 고액 연봉을 주고 영입하지 않으면 수주를 못해 고사 위기에 내몰린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한 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수십 년간 사업을 하며 쌓은 실력과 노하우가 무시된 채 LH 전직의 전관예우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와 전직을 보유한 회사만의 수주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기술력 축적과 건설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모든 업계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LH는 "LH는 국가계약법에서 정하고 있는 수의계약 규정을 준수하며 공사 등 모든 용역 사업에 대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의계약은 특정 업체 특혜를 위한 것이 아니며 사유가 다양하기 때문에 개별적인 건별로 사유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LH 임직원들이 퇴직 이후 유사 업종으로 재취업하거나 개인사업을 연관 있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관예우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면 피해는 국민이 본다"며 "재취업이나 사업을 못하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공정경쟁을 하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독] 캘수록 복마전…LH 1급출신 창업직후 17억 돈벼락 계약


도 넘은 전관예우

"낙하산 없이는 LH공사 못따"
2억원 넘는 연봉 주고라도
건설사들 LH맨 모시기 전쟁

수주 상위권회사 LH출신 포진
부당처우땐 계약 경쟁서 배제
LH "특혜위한 수의계약 아냐"

LH 젊은직원들 전관예우 불만
"몰아주기 관행, 아파트값 올려"
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엄벌하는 내용을 담은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 입법 청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왼쪽 둘째)과 김남근 민변 개혁입법추진위원장(왼쪽 셋째)이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2018년 9월 설립된 A건축사사무소는 17억1000만원 규모의 설계용역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불과 회사 설립 두 달 만의 일이다.

A건축사사무소는 이듬해인 2019년에도 LH와 18억9148만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LH로부터 3건에 걸쳐 총 65억8126만원 규모의 건축설계용역을 따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수의계약 규모는 LH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전체 건축사 업체 중 상위 10위다.

이 회사 대표 유 모씨는 LH에서 본부장(1급)까지 지낸 인사다.

LH는 지난해 말 현재 9556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1급은 78명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LH 출신이 설립한 신생 회사를 위한 밀어주기로 의심하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 기업정보에 따르면 2018년 4억6000만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9년 32억2385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시작된 LH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논란이 전관예우 등 또 다른 관행으로까지 번져 가고 있다.

건축사 업계 일각에서는 'LH의 OB(퇴직자)'를 영입하지 못할 경우 수주 경쟁에서 밀려난다는 한이 맺힌 폭로를 내놓고 있다.

실제 매일경제 취재 결과 '상위 1% LH 퇴직자'가 만든 신생 회사에 최근 수십억 원대 수의계약이 쏟아지는 등 노골적인 밀어주기로 의심되는 LH의 수주 계약 행태가 드러났다.


8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LH에서 수의계약을 따낸 건축사사무소 상위 20곳(수주액 기준) 중 LH 출신이 회사를 창업하거나 주요 임원으로 자리한 곳만 11곳에 달했다.


지난해 LH와 수의계약을 통해 가장 많은 수주액(173억2060만원)을 올린 B사는 옛 대한주택공사 출신이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고, LH 처장 출신도 파트너로 합류해 있다.

지난해 LH 수주액 상위 2위인 C사는 공동 대표 3명이 모두 LH 전신인 대한주택공사 출신이다.


이는 회사 홈페이지상 임직원들의 약력이 검색 가능한 경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회사들이 마케팅 목적으로 LH 출신들이 있다고 자료를 공개해놨지만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 업계에서는 수주액 상위 30개 업체 중 90% 이상이 LH 출신들을 영입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머지 10% 업체들도 LH 전직을 보유한 수주 주관사에 분담사로 참여하는 구조로 LH 전직 출신이 포진한 업체들이 LH 건축설계공모와 LH 건설사업관리 용역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평가다.

건축사들은 LH 출신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 회사에서는 사업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LH 출신이 대표이거나 고위 직원으로 고용돼 있는 회사들이 거의 대부분 용역을 수주하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한 건축사 관계자는 "영입한 LH 퇴직자들을 해고하거나 부당한 처우를 한 경우 LH 내에 소문이 나게 되고 해당 기업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다"며 "힘들게 기술력을 쌓아온 회사들은 LH 전직을 영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주 경쟁에서 밀려나고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노골적인 '전관예우' 관행에 업계에서는 LH 퇴직 임직원들에 대한 영입전이 과열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연봉만 1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사업계 관계자는 "건축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던 회사가 관련 직종 LH 전직을 영입한 이후에 갑자기 건설사업관리 사업을 수주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고액 연봉의 LH 전직을 다수 영입하지 못하는 중소업체는 모두 수주 절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H 퇴직자들의 '전관예우' 문제는 최근 LH 조직 내부에서 재조명되기도 했다.

최근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을 둘러싸고 조직 내 문제점을 익명 게시판을 통해 나누는 과정에서다.

직장인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서 한 LH 직원은 "각종 공사계약과 입찰에서 전관예우로 몰아주는 관행이 있다"며 "이는 아파트값 원가를 상승시킨다"고 설명했다.

송언석 의원은 "LH 직원들의 땅 투기로 대한민국이 큰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LH가 그간 전관예우를 통해 수백억 원대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정황까지 포착돼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국정 조사와 검찰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하는 동시에 자신들 배만 불리는 데 몰두한 LH를 전면 재개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 제보를 받습니다.

estate2@mk.co.kr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유준호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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