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산 원유 가격이 전례 없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집계 오류를 연상케 하는 역대급 유가가 형성된 건데요.
자세한 소식, 보도국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이예린 기자!
【 기자 】
네, 보도국입니다.
【 앵커 】
되레 40달러를 주겠다고 해도 살 사람이 없을 정도의 원유가가 형성됐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0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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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의 원유를 사서 가져가면, 되레 40달러를 주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정상적인 수급 거래의 결과라기보다는, 수요 자체가 완전히 단절되면서 수치상으로 '마이너스 유가'가 현실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장중 최저치는 -40.32달러였습니다.
오전 개장하자마자 급락하면서 10달러선이 무너졌고 오후 들어서 마이너스 영역으로 진입했습니다.
장 마감 직전 -10달러 부근에 머물다가, 최종 -37달러에서 종가를 형성한 겁니다.
【 앵커 】
순식간에 40달러 가까이 밀린 거네요.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는 어려워 보이는데요.
어떤 배경에서 이런 기현상이 일어난 겁니까.
【 기자 】
아시다시피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유가하락 압력이 이어져오고 있고요.
여기에다 5월 선물 만기 효과가 겹치면서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가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상품선물 계약의 경우 만기가 지나면 실물을 인수해야 하는데,
5월물 WTI 만기일인 21일을 앞두고 선물 투자자들이 5월물 원유를 인수하기보다는 6월물로 갈아타는 '롤오버'를 선택하면서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왜곡된 겁니다.
재고가 넘쳐나 저장시설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원유를 가져갈 수 없다 보니 일제히 인수 시점을 늦추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 원유저장고는 물론 바다 위의 유조선도 재고로 넘쳐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재고는 지난주 2천만
배럴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0일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는데요.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5% 낮은 2만3650.44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1.8% 하락한 2천823.16에, 나스닥은 1% 내린 8천560.73을 기록했습니다.
【 앵커 】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전략 비축유를 보충하겠다고 밝혔다고요?
【 기자 】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천500만
배럴의 원유를 구매해 전략비축유를 보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0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원유가가 매우 흥미로운 수준이고, 비축유가 가득 차는 게 오랜만에 처음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는 이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입장도 전했는데요.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방위비 협상 관련 질문에 대해 "한국이 우리에게 일정 금액을 제시했지만 내가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는 "우리는 우리가 하는 것만큼의 비중으로 지불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공정하지 않다"고도 말했습니다.
앞서 로이터는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최소 13%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이 거부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상이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것은 아니라며, "그들 자신의 나라 방위에 그들이 기여하는 의지에 관한 문제"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이상 보도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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