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라임펀드로 계열사 자금 아시아나항공에 지원…'위법 논란'

금호아시아나그룹 CI = 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금호그룹이 라임자산운용과 관련된 사모펀드로 상장 계열사들의 자금을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상법 위법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와 항공업계에 의하면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3월 발행한 850억 원어치 무보증 사모영구채 가운데 300억 원을 사실상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출자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런앤히트 6호'가 당시 영구채에 600억원을 투자했는데, 라임자산운용과 금호 계열사들이 이 펀드에 출자한 것입니다.

'런앤히트 6호'는 라임자산운용이 300억 원, 에어부산아시아나IDT, 케이에프 등이 합계 3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습니다,

이는 라임자산운용이 1종 수익자, 에어부산 등이 2종 수익자 자격으로 부실이 발생하면 라임이 먼저 상환받고 손해는 에어부산 등이 떠안는 구조입니다.

이에 자회사가 모회사 영구채를 인수한 것은 상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상법은 상장사가 주요 주주나 그 특수관계인을 위한 대여와 증권매입 등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지난해 환매 중단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의 요구를 받고 'OEM 펀드'를 만들어준 바 있어 아시아나항공 지원을 위해 펀드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이 공시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영구채 발행 당시 2차례에 걸쳐 850억 원, 650억 원어치 영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가 이후 650억 원에 대해서는 취소한다는 내용까지 공시하면서도 매입 주체는 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상장사인 에어부산이나 아시아나IDT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약 금호그룹이 미리 계획해서 아시아나항공을 우회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면 '상법 위반'과 '공시 의무 위반'의 법적 책임을 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펀드가 원칙대로 수익자에게 운용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정상적인 투자 판단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에 투자했고 에어부산 등도 투자처를 몰랐다면 제재를 가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 관계자는 "포트코리아자산운용 펀드에 대한 투자는 문제가 없다"며 "운용사가 독립적으로 판단해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투자를 결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 조문경 인턴기자 / sally3923@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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