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향해 '선대 회장의 유훈을 어겼다'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경영권을 둘러싸고 예고됐던 남매간 갈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데요.
고 조양호 회장은 눈을 감는 순간까지 가족의 불화를 염려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집안 갈등은 결국 아버지의 대를 이어 자식 세대에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명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4월 별세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

▶ 인터뷰 : 조원태 / 한진그룹 회장
- "가족들끼리 잘 협력해 사이좋게 (그룹을) 잘 이끌어 나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조 회장이 마지막까지 당부했던 '가족간 화합'은 채 한 달도 안 돼 잡음이 일었습니다.

별세한 조 회장 대신 그룹을 대표하는 동일인을 지정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기한 내 내지 못했기 때문.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진그룹 내 내부 이견으로 차기 동일인 지정 자료를 제출받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향해 "형제간 공동경영을 강조한 선대회장의 유훈을 어겼다"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조 전 부사장 측 법률 대리인은 "조 회장이 가족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자신의 복귀에 대해 어떤 합의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는 (복귀하지 않는다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진그룹 '가족의 난'은 이번 남매간 갈등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02년, 한진가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이 작고하면서 장남인 조양호 전 회장이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차남과 3남·4남이 각각 한진중공업과 한진해운·메리츠금융을 물려받았지만 4형제는 결국 유산 배분을 놓고 다툼을 벌였습니다.

이번 분쟁 역시 예고된 사태였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땅콩회항'을 겪은 조 전 부사장이 동생 조현민 전무의 '물컵 갑질' 파문에까지 휘말려 경영에서 물러난지 벌써 1년 7개월 째.

조 전 부사장은 올해 조원태 회장 중심으로 그룹이 재편된 이후에도 여전히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KCGI 등 한진칼 대주주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조 전 사장이 동생에게 등을 돌린다면 한진그룹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경영권 등을 둘러싼 한진가의 비극은 아버지 세대에 이어 또 다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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