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LG 계열사들이 굵직한 이슈로 국내외 시장에서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경쟁사와의 지속적인 신경전 때문인데요.
소모전보다 함께 상생해 나가야한다는 지적에도 소송전을 이어가는 속내는 무엇을까요?
보도에 유재준 기자입니다.


【 기자 】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줄곧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를 강조해 왔습니다.

취임 1년여 만에 파격적 인사를 단행했고, 과감한 사업 추진력을 통해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는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과 경쟁력 감소로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지속된 적자 속에 LG디스플레이는 한상범 전 부회장이 물러났고,

LG전자의 자동세척 기능 논란에 휩싸인 건조기 사태는 자발적 무상 리콜로 이어졌으며,

LG화학은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며 부진할 전망.

특히 건조기 사태가 불거질 당시 소비자들의 불만이 초고조에 달하자, 사업을 총괄한 수장의 자리가 위태롭다는 설이 LG 내부에서 나돌기도 했습니다.

이후 LG전자는 임원인사를 통해 조성진 부회장의 용퇴를 밝혔지만 건조기 사태의 영향 아니겠냐는 이야기마저 흘러 나왔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잇따른 대외적인 경쟁사와의 법적분쟁에 석연치 않은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LG화학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ITC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글로벌 자동차 업계와 미국 행정부의 골칫거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대내외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

특히, 지난 9월 양사 CEO가 회동할 당시에 합의점을 찾지 못한 데에는 단순히 신경전의 문제가 아니라는 해석도 많았습니다.

여기에 LG전자삼성전자의 TV화질 논쟁은 더 심화되는 양상.

양사의 신경전이 불거진 사이 중국 등 국가에 주도권을 빼앗길 우려가 있어 서로 협력해 나가야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비방전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LG의 이러한 공격적 태세가 구광모 회장의 강한 리더십을 구축하는 차원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40대 젊은 나이에 재계 3위의 LG를 이끄는 데 있어 추진력 있는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는 것.

이때문에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그룹 문화의 근간인 '인화 경영'이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유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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