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수수료의 비밀(1)] 온라인 고객은 봉?…신용 이자율 3% 높아

【 앵커멘트 】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할 경우 당연히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온라인에서 개설한 계좌의 이자율이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높아 의아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보도에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 융자'는 빌린 기간과 고객 등급에 따라 이자율이 다릅니다.

그런데 영업점에서 계좌를 개설했느냐 혹은 온라인 비대면으로 열었느냐에 따라 격차가 생깁니다.

가령, KB증권의 경우 비대면으로 개설해 거래수수료 면제를 받은 고객이 일주일간 빌리면 이자율이 7.5%.

그런데, 영업점에서 했다면 4.3%를 내게 되므로 이자율이 3% 이상 차이가 납니다.

KB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PB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과 저가 수수료형 고객으로 나뉜다"며 "고객이 고를 수 있도록 선택지를 주기 때문에 이자율이 다를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매일경제TV가 조사한 21곳의 증권사 가운데 10곳은 이자율이 같거나 낮았지만, 나머지는 영업점보다 비대면, 즉 온라인 이자율이 1~2% 가량 더 높았습니다.

그럼 비대면 계좌의 이자율이 더 높은 이유는 뭘까?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매매수수료와 이자율 등은 가격정책에 따라 사업별로 다르게 정하는 게 기본이어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다른 증권사는 "영업점과 달리, 불특정 고객을 상대하는 비대면 계좌는 회사가 부담하는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대면 방식에 이자율을 높게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비대면으로 하게 되면 관리비용이라든지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비대면이 오히려 비싸게 (이자율이) 적용된다는 부분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습니다."

결국 증권사들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내세워 비대면 고객들을 유치해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감독 당국은 숨겨진 비용을 고객에 떠넘긴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고, 올해 안에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금융감독원 관계자
- "증권사가 합리적으로 왜 차이가 나는지 설명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 부분에 대해서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보고 있습니다. 신용공여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면 더 많이 받을 수 있겠죠. 하지만 비대면 고객들이 신용위험이 크다는 합리적인 이유로 더 많이 (이자를) 받을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점을 갖고 있습니다. "

한편, 기자가 문제점을 파고 들자 대신증권 관계자는 "표면적 이자율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유관 부서들과 비대면 이자율에 대한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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